현실을 지옥이라고 부르며 성실한 무기징역수처럼 꾸역꾸역 사는 40대 아저씨와 지옥같은 현실을 억지로 힘겹게 견디던 20대 아가씨의 만남위로성장을 다룬 드라마입니다.

물론 두 사람뿐만 아니라 현실을 살아가는 아픈 사람들의 많은 이야기가 함께 담겨있지만, 역시 중심은 주인공의 이야기겠죠.

 

이 드라마에서 사용하는 소재는 적나라하고 폭력적입니다.

남자 주인공의 아내는 주인공의 상사와 바람이 났고, 그 상사는 오히려 바람피는 대상으로 유부녀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쓰레기입니다.

여자 주인공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빚으로 인해 잠 잘 시간도 없이 일하는 가운데 사채업자에게 폭행당하는 것이 일상입니다.

폭력과 절도는 예사로 일어나고, 술에 약을 타서 정신을 잃게 만들거나, 인터넷 사이트를 해킹하고, 대화를 녹음해서 협박하고, 핸드폰을 도청하기도 하죠.

하지만 드라마를 보다보면 왜 작가가 이토록 적나라한 방식을 택했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내면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어야, 시청자들이 진정으로 공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타인을 대할때 자신을 100% 드러내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나 들키고 싶지않은, 자기만 알고있는 비밀이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밝히고 싶지않은, 혼자서 감내하고 싶은 슬픈 일이 있습니다.

그것을 어떠한 포장도 없이 온전히 끄집어내는 것은 합법적이고 도덕적인 수단으로 할 수 없는 일이죠.

 

그래서 이 드라마는 그런 사람의 내면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도청을 이용합니다.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범죄를 조장하거나 미화하는 내용은 결코 아닙니다.)

 

그리고 도청을 통해, 21년 평생을 외롭게 혼자 버텨온 아이에게 진짜 어른을 들려줍니다.

남자 주인공의 약점을 잡기 위해 시작한 도청이었지만, 그것을 통해 살면서 처음으로 본받을 만한 진짜 어른의 삶을 듣게 된 아이는 훗날 이렇게 말합니다.

 

'아저씨 소리, 다 좋았어요. 아저씨 말, 생각, 발소리, 다.'

'사람이 뭔지, 처음 본 것 같았어요.'

 

 

많은 사람들이 나의 아저씨 1화를 보고 너무 슬프다고, 힘든 드라마라서 더는 못보겠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은 이 드라마를 인생 드라마라고 추천합니다.

 

저도 '나의 아저씨'를 제 인생 드라마로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