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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1>이 쏘아올린 마블 히어로 10년 대장정의 일단락 <어벤져스-엔드 게임>.

<인피니티 워>와는 달리 액션보다 서사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짙다. "우린 타노스에게 졌어. 가망이 없어. 엉엉엉. 아니, 잠깐. 혹시?! 설마?!"에 처음 1시간을, 타노스에게 처참하게 발린 상황을 기적처럼 역전시킬 수 있을지도 모르는 계획을 실행하려 노력하는 것에 중간 1시간을, 그렇게 마침내 다시 한번 온 우주의 운명을 걸고 타노스와 일대격돌을 작렬하는 것에 마지막 1시간을 할애했지만 그나마도 본격적인 액션씬은 30분 남짓일 뿐더러 솔직히 물량공세에 그쳤을 뿐 막 쩔거나 유니크한 멋은 희미하다. 그러니까 이게 무슨 말이냐면, 슈퍼히어로들의 웅장하고 현란한 액션을 기대하며 극장을 찾았다간 떠나는 발걸음이 꽤나 무거울 거란 뜻이다.

<엔드 게임>은 이제까지 나온 그 어떤 마블 타이틀보다도 가장, 최고로 애상적인 작품이다.

<엔드 게임>은 <인피니티 워>는 물론이고 이제까지 나온 모든 마블 타이틀을, 10년이란 세월 동안 마블이 펼쳐낸 역사를 이왕이면 전부 다 알고 있어야 비로소 제대로 이해하고 감동할 수 있는 피날레다. 하여 몇몇 작품은 흥미를 못 느껴 안 봤고, 본 작품도 기억이 빛바랜 나는 중간중간 응-_-?? 스러운 씬이 좀 많았고, 그게 아니더라도 어차피 내 머리는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에 있어서 늘 생각하기를 포기하기 때문에 이 작품도 그냥 1차원으로 단순히 감상했다. 걔는 왜 안 살아난 거지? 쟤는 왜 쓸데없이 저러고 다니는 거지? 저 장면이 저 당시에 무슨 상황이었더라? 캡틴 마블 쟤는 태생이 지구인 아닌가? 우째 저리 혼자 겉돌게 튀는 거지? 아 몰라 몰라. 뭐 이렇게....(※캡틴 마블은 배우하고는 상관 없이 처음부터 캐릭터 자체에 일절 흥미가 안 생겨 안 봤음)

누군가는 떠나갔고 누군가는 남겨졌지만 내 마음의 울림은 그들 모두에게 평등하지 못했다. 해당 캐릭터를 향한 애정의 차이일 수도 있겠고, 연출의 차이일 수도 있겠고.

가히 모든 캐릭터가 총출동해서 이것이 <대단원의 막!! 슈퍼 울트라 하이퍼 빅 이벤트!!>임을 마구마구 어필하지만, 달리 말하자면 대부분의 캐릭터가 그냥 배경에 그쳤다.

마블 역대급 폭소를 자아낸 씬이 있는가 하면 역대급 감회를 뽑아낸 씬도 있다. 이것도 저것도 각 캐릭터의 상징과도 같은 명대사에 기인한다. 역시 이야기, 인물이 핵심인 작품이다.

영화적인 재미는 <인피니티 워>가 높지만 <엔드 게임>은 그 기준으로 평해서는 안 되는 작품이다.

기어이 우리 곁을 떠나는, 그들과의 이별과 마주하는, 되돌릴 수 없는 끝의 시간.

영화가 끝나자 객석에서 박수가 터졌다.

그래. 이렇게 떠나보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