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모로 독특한 경험을 한 것 같습니다.

신과 인간, 관객이 뒤섞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주인공은 인간입니다. 갑툭튀한 신으로 인해 여러모로 고생을 많이하죠.

그럼에도 그러한 주인공에게도 신의 모습이 계속 겹쳐보였습니다.

첫 장면에서 그저 일이기때문에사람의 생명을 살린 뒤 무심하게 잔여물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장면이라던가, 가족들의 생사유무의 결정권을 갖은채 결국 자기 나름대로 '절대적 공정성'을 발휘하여 살해하는 장면들은 영화속의 신과 많이 유사해보였습니다.

 

신은 일단 극 후반까지는 인간은 받아들이기 힘든 '절대적 공정성'과 해아리기 힘든 감정(무감정같은)을 보입니다.

그 신조차도 마지막 식당에서의 장면에서는 인간성을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딸은 제일 맛있는 감자칩에 케찹을 듬뿍 뿌림으로서 그 욕망을 드러냈고, 신은 그러한 딸의 모습에 감자칩을 투영함으로서 강렬한 시선(욕망이라 보일 수 있는)을 보여, 딸의 욕망=신의 욕망을 일체화 시킨 것 같았습니다. 에피타이저가 주인공 혹은 아들이고, 마지막 메인디쉬인 딸(감자칩)이 남은거지요.

이렇게 보면 혹시 주인공의 실수도, 메인디쉬를 먹기위한 신의 사전작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화면에서 종종 보이는 원근감이 느껴지는 화면들은 신이 인물들을 관찰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결국 그 화면을 보는 것은 관객들이지요. 게다가 가족들이 보이는 소름끼치는 무표정함에대해 주인공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데 이것은 관객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친구와의 식사때 무참히 썰리던 생선의 표정을 주인공이 알 길이 없듯이, 관객들에게 주인공의 가족들은 그저 죽기 직전의 생선과 다를 바 없어보일 겁니다.

관객에게서 신의 시선과 감정을 느끼게 해준 거죠.

 

모처럼 흔치 않는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지극히 인간적인 신들이 나오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이렇게 이용했다는게 정말 대단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