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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느낌이 딱 와서 단호히 관람한 <내 이야기!!>.

어떤 의미로든 복잡한 거 없이 가볍게 즐길 풋풋한 하이틴 코믹 로맨스물이 땡겼다. 그래서 봤다.

세상에는, 적어도 내게는 <이런 걸 알게 되고 보게 돼서 정말 다행이야>라는 충만감을 안겨주는 작품군이 있는데, 이 영화가 그 리스트에 추가 됐다.

참 풋풋하다. 귀엽다. 맑다.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인물이 착하거니와 두 얼굴은 아무도 없다. 포지션도 딱 1차원적이고 전형적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상하지 않다. 지루하지 않다. 심지어 주인공인 타케오는 시종일관 일본식 오버 액션 연기를 펼치는데 그마저 거슬리긴커녕 그저 캐릭터를 잘 살렸고 우와 연기 잘한다는 감상만 불러일으킨다.

타케오. 설정상 고릴라를 닮은 험상 궂은 남고생. 허나 아무리 분장의 힘을 빌리고 한껏 오버 액션을 작렬한들 내 눈에는 마냥 귀엽게 생긴 순정남이다. 위험에 처한 사람을 보면 결코 그냥 지나치지 않고, 그런 성장 과정에도 불구하고(..) 용케 삐뚤어지지 않고 사람을 미워하는 법이 없고, 친구를 진심으로 위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자신의 마음을 홀로 삭이며 역시 진심으로 응원해줄 뿐인 타케오의 미성숙한 순애보가, 그 흔해 빠진 사랑 이야기가 날 얼마나 감동시켰는지 모른다. 이 아저씨는 웬만해선 뭉클하는 경우가 없는데 욘석이 그걸 해냈네? 하하하. 이 멋진 자식. 막판에 모든 걸 깨닫고는 다분히 <시간을 달리는 소녀>처럼 전력질주하는 씬에서 난 그만 청춘의 눈부심에 흠뻑 젖고 말았다. 아아. 보기 좋다! 좋~을 때다! 좋구나!! 이 흐뭇함을 타케오 역의 스즈키 료헤이에게 바친다. 너 진짜 끝내줬어.

린코. 설정상 예쁜데 착하고 순수하기까지 한 여고생. 그래서 타케오의 외모가 아닌 내면에 첫눈에 반하고 그 순정이 끝까지 가는, 그러나 그놈의 주어 생략 화법 때문에 자신은 물론 타케오까지 괜히 가슴앓이하게 만들...긴 했지만, 끄악, 너무 예뻐//>▽<// 따지고 보면 행동 패턴이 꼴랑 두 개고 짓는 표정도 꼴랑 두 개뿐인 실로 단조로운 캐릭터인데ㅡ서두에 밝혔듯 이 작품에 입체적인 인물은 없다. 하지만!!ㅡ아 몰라 그런 거 아무래도 상관 없이 만들며 타케오와 내 심장을 발그레하게 물들였다. 저렇게 참할 수가! 저렇게 갸륵할 수가! 저렇게 예쁠 수가! 린코 혼자, 그리고 타케오와 둘이 잡힌 모든 장면이 살랑살랑 부드럽고 간지럽다. 푸르다. 으아아. 정화 된다아아아아~.

스나카와. 설정상 태생부터 미소년이고 성품까지 훌륭한 이른바 사기 캐릭터. 그렇게 줄곧 이성에게 고백 받으면서도 한사코 거절한 이유가 그거였다니....이 훈훈한 자식. 그나저나 작중 유일하게 어색했달까 오글거렸던 부분은 엔딩에서의 스나카와의 파안대소였다. 배우 내공이 살짝 아쉬웠어.

하도 맘에 쏙 들게 감상해서 모처럼 리뷰를 장황하게 썼다. 그러니까 결론은 DVD 나오면 닥치고 산다고, 결론2는 엔딩 크레딧 뒤의 보너스 영상을 놓친 관객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건넨다는 거다. 아니 애시당초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에도 아기자기한 후일담 영상들이 주르륵 나오는구만 우째 다들 상영관을 박차고 나간 거랴??

유쾌하고 귀엽고 사랑스런 <내 이야기!!>.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