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심야 영화채널에서 설국열차를 처음 감상했습니다.

아쉽게도 양갱과 콜라는 지참하지 못했고요.

 

생각보다 조용한 시작, 좀 더 길게 이어질 줄 알았는데 갑작스레 터진 사건,

그후 쭉 이어지는 전개, 그리고 보는 당시에는 몰랐지만 나중에 폭발할 복선들...

하나 하나 감상하다가 결말부에 이르렀습니다.

 

마침내 열차 마지막 칸 앞에 도착해서 최후의 문만 열면 되는 상황. 

남궁민수(송강호 분)는 문 못열겠다고 말하고,

이에 주인공인 커티스가 과거에 있던 끔찍한 상황들을 이야기합니다. 

식량이 없어서 불량배들이 사람을 잡아먹는 와중에 어린 아이-아기가 가장 맛있었다는 걸 기억하게 되었고,

엄마잃은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나선 어떤 노인이 있었고,

그리고 엄마잃은 아이가 자라나서 어떤 모습이 되었고 등등...

 

이후 어찌어찌 최후의 문을 열고, 최종보스격인 윌포드를 마주치는 주인공 커티스(캡틴 아메리카 분?)

 

근데 저는 그 상황에서 아주 기묘하고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바로 앞에서 있었던 인육에 대한 언급이 일단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영화 초반부에 스테이크 맛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하필 지금 윌포드가 식사하는 게 스테이크...

길리엄은 윌포드에게서 아무것도 들으려하지말고 죽이라고 말하고.

...그러고보니 지금까지 앞차로 잡혀갔다는 애들이 안나왔었는데??

 

...........................설마??????

 

 

저는 그 상황에서 주인공이 강압이든 뭐든 권유에 못이겨서 스테이크에 입을 대고,

거기에서 자신이 기억하는 맛, 아기맛을 느껴서 이 미친짓을 끝내겠다고 각오할 줄 알았습니다.

 

근데 결말부는 예상과는 달라지더군요.

저는 계속해서 폭탄처럼 밝혀지는 진실들 사이에서

그래서 저 스테이크를 먹고 무슨 맛인지 깨닫는 건 언제 나오지? 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끝까지 안나왔습니다.

심지어 아이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밝혀진 후에도 

그럼 아이들은 지금은 저렇게 쓰지만 나중에 잡아먹고 있던건가 하고 생각했는데...

 

끝까지 그 정도까진 아니더라고요.

봉준호 감독님이 그 이상은 필요 이상의 잔혹함이라고 여긴 건지,

다른 생각이 있으셨던건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훌륭한 것들도 느낀 건 많지만​ 

가장 먼저 제가 그동안 끔찍한 전개의 창작물을 

지나치게 많이 본 게 아닐까 하는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