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민족주의를 기반으로 한 논문들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설명글'이라고 보면 거의 완벽한 요약이 될거 같습니다.

 

 

고대사 연구의 한계가 무엇인지 이 책을 본다고 알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 논문이 그러하듯 자기 입맛에 맞는 자료들을 중심으로 가져오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그럴 경우 학계에서 심하게 까이겠지만, 학계인만을 대상으로 한 책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료에 이러했다고 적혀있다고 한들 거기에 대한 진위파악을 할만큼 독자의 수준이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교양삼아 비문학을 읽어보는 정도로는, 좋지만 저게 현재 연구의 한계라고 받아들이긴 어렵습니다. 이른바 알면 알수록 내가 뭘 모르는지 알게 되는 문제에 빠집니다.

 

 

책 자체는 상당히 잘 읽히는 편입니다. 학자들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쓴거치고는 매우 잘 썻습니다. 문제는 과거에 대해선 아직 잘 모르겠다는 태도가 반복되버리다보니 중반을 넘어가면 오히려 흥미가 줄어듭니다. 아 어차피 이 사연도 잘 모르겠다고 마무리되겠구나하고 말이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선에서 글의 내용이 그치고 있기 때문에 중립적인 글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일반인은 국사에 나온 내용도 헷갈리기에 어디가서 이 책을 읽고 "과거는 사실 이랬대!"라고 누구한테 자랑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니 절반 넘어가면서 의욕이 뚝 하락합니다.

 

 

이 책의 주제는 "민족주의를 탈피하여 역사를 바로보자"입니다. 식민사관 그리고 거기에 대항한 민족주의, 민족주의에서 극단으로 치닫은 환단고기 등을 생각하면 참 (...) 한 번 흐린 물은 맑게 하기 힘들다는 걸 알 수 있지요.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고 신채호 이 놈이 나쁜놈이었다는 것만 알게되었습니다. 책에선 절대로 나쁜 놈이라고 하지 않는데 가만보면 여기저기 안 빠지는데가 없더군요. 

 

 

그런데 탈민족주의로 가면 현 시점에서 북한과 별개의 국가로 여기고 평화조약 수립 후 국경선을 긋는 모양새로 가야하나? 동북공정에 반대하는 세력을 형성하기위해서라도 민족주의를 버리지 못할거 같은데...라는 생각이 좀 들더군요. 민족주의 없이 역사로 승부해야한다는 입장인듯 싶지만서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