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후화를 찍었던 장예모 감독의 첫 헐리웃 영화입니다만, 이걸 헐리웃 영화로 분간을 해야 하는건가요.

애초에 왜 맷 데이먼이나 윌렘 데포 등이 열연하는 그 역할들이 있어야 했는지도 의문입니다.

 

어쨌든 처음부터 끝까지 눈은 시원시원하게 해줍니다. 만리장성 위에서 형형색색 군인들이 뛰어다니는 게 엄청 어색할 거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더 화려하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까지 있네요. 황후화에서 금색삐까화려번쩍한 것처럼...

 

대체 왜 성벽이라는 이점을 두고도 번지점프 하면서 적을 베는지, 굳이 성벽을 타고 내려가서 ​입체기동​ 수평으로 선 채로 칼싸움을

해야 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멋있으니 뭐 오케이. 그런데 그 번지대 만들 인력과 재료로 다른 걸 만들었으면..

 

흑색 보병, 적색 궁병, 청색 특수병? 그 외 자색 갑옷 등등에 숫자로 밀어붙이는 오와 열 맞춘 행군이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만,

역시 스토리가...스토리가아아아!

 

개인적으로 너도 알고 나도 아니 쓸데없는 건 넘기자는 식으로 빠른 진행을 좋아하긴 합니다만, 이건 뭐...보면서 감정이입도 하기 전에

캐릭터가 죽어버리고, 그 캐릭터의 장례를 엄청 비장하고 멋있게 치릅니다. 멋있긴 한데...그래서 뭐? 라는 기분이죠.

그 장면을 찍기 위해 죽인 기분이 더 들어요. 게다가 죽은 이유도 참...어이가 없어서.

 

수천수만의 괴물들을 상대하는 총사령관이 왜 야밤에 넘어온 두마리 잡으려고 몸소 소수 병력이랑 출동했다가 죽나요.

이곳에서 총사령관이라는 직책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습니다. 다음 총사령관이 된 경첨은 직접 힘쓰는 일을 하고 있기도 하고요.

왜 니가 그걸 돌리고 있어. 그것도 책사랑 같이...(병사 놈들은 뭐하고 유덕화 아저씨가 힘쓰시게 하냐!)

 

그리고 설명을 했더라도 말이 안 됐을 여러 장면도 많았고요. 대체 맷 데이먼의 동료는 어떻게 성벽 아래로 내려와서 도움을 줄 수 있었는지,

왜 그 많은 인원을 상주시키는 곳에 주방이(여러 개 있었겠지만) 그렇게 작고 주방보조 혼자 그 안에서 일하고 있는지, 

주방보조는 왜 갑옷 다 차려입고 설거지를 하고 있는지...전투 취사인가. 기타등등 기타등등

 

 

 

번역은 제가 영어를 몰라서 뭐 평가하긴 뭐한데, 그냥 중간중간에 짜증 나는 점 몇 개가 있더군요.

블랙 파우더를 검은 가루라고 번역한 건 뭐..얘들이 아직 화약을 모르는 설정인가 보구나 했는데, '검은 가루 화약'은 뭘까요...

거기에 맷 데이먼이 10야드 위로 던져달라고 한걸, 10자...라고 왜 서양인이 야드라고 말한걸 자와 척으로 고쳐서 자막을 달 필요가 있을까요.

 

 

상대가 사람이면 더 좋았을거라고 생각하면서도 괴물들이 디자인도 마음에 들고 어둠 속에서 대충대충 보여주는게 아니라

제대로 디테일 다 살아있는 건 좋았습니다. 유덕화 아저씨가 별로 활약 안하는건 아쉽지만 그래도 작 중 중요한 역할이었으니까 넘어가죠.

유덕화 아저씨는 왜 안 늙는거래요.

 

 

가장 좋았던건! 만리장성이 괴물들에게 점령당해서 다 전멸하고 주인공, 여주인공만 남아서 

회심의 한수로 결말이 나는 이런게 아니었던겁니다. 볼거리로는 그쪽이 더 좋긴했겠죠. 

하지만 초반부에 보여주는 그 엄청난 성벽과 인적자원, 물량을 땅굴 하나때문에 모두 포기해야 하는게 정말 멋졌습니다. 

두번인가 파상공세동안 사실상 인간 쪽은 별 피해를 안 입은거 같았거든요. 그런데 그놈의 땅굴!

​자가라 궁극기는 역시 땅굴망이죠.​ 

 

온갖 노력을 다 퍼부은 최종방어선이 제대로 기능도 못해보고 의미없는 돌덩이로 변하는걸 보는건 역시 짜릿하죠.

(다만 결국 여주, 남주 회심의 한수로 끝나서...마지막 기구 타고 도착한 인원들이 산화하는 모습도 같이 있었으면 좋았을거 같아요.

장성에서 전멸하는거 못보여줬으면 수도에서 보여줘야죠.)

 

 

 

 

그래도 점수는 앞서 쓴 것들 때문에 낮게 줄 수 밖에 없겠지만요...저는 10점 만점에 4.5점 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