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스포일러 없이 작성하겠지만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작화, 배경, 동화는 만점.

작화 자체는 평소의 신카이 마코토스럽지만 그건 취향의 문제.

배경은 분지호 주변의 마을이나 혼잡한 도심부 가릴 것 없이 꽉차게 표현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밀도가 과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장면에 몰입감을 주는 장치로 보였습니다.

동화는 우리가 극장판을 보는 이유 중 하나겠죠.

프레임도 충분했고 프레임 사이를 메꾸는 수법도 매끄러웠습니다. 

3D 작업 분량도 작화에 충분히 녹아들어서 흠 잡을 부분이 없습니다.

 

연출적인 부분은 단막극 연출을 하던 신카이 마코토 스럽다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일본 특유의 애니메이션 문화답다고 해야 할까요?

기 - 승 - 전 - 결을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서 그 사이 사이를 노래로 넘어가는데

노래 자체가 극의 일부인 디즈니 스타일과 다르게

장과 장 사이를 가로지르는 막으로 사용했습니다.

 

극장판이 아니라 3편으로 이루어진 작품을 연속 상영하는 듯한 연출이었습니다.

저는 장면 전환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연출은 단절적인 느낌이 과하게 주어져서 맥이 끊기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구성으로 넘어가면 작품의 토막을 매우 예쁘게 처리했습니다.

무슨 사건이 일어났는지 설명해주며 코메디 요소가 충분한 1막.

서술트릭의 존재가 들어나면서 갈등의 발생과 해결의 희망을 보여주는 2막.

해결 과정의 긴장감을 놓치 않다가 장면 전환으로 이루어지는 에필로그까지의 3막.

위에도 이야기 했지만 이 전환이 노래로 처리 되는데

막과 막 사이의 온도차가 매우 크기 때문에 부드럽게 넘기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노래로 장면 끝남, 새 장면 시작! 이라는 연출이 2번이나 있어서 좀 아쉽습니다.

 

배경음악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작품과 충분히 녹아듭니다.

다만 보컬곡은 위에 이야기한 바와 같이 작품 위로 크게 드러나서 

곡 자체의 완성도와는 다르게 저를 불편하게 만듭니다.

물론 노래가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별개로 범프 오브 치킨의 음악이 들어갔다면 완벽했을 것 같았습니다.

 

이야기는 만점급입니다.

코미디 요소도 무척 즐거웠고 전개 부분은 사람 애간장을 끝없이 태웁니다.

위기도 그 위기감이 관객의 폐부에 압도적으로 다가옵니다.

해결 과정도 해결 될 거라는 안심감보다는 어떻게? 어떻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긴장감의 고삐를 늦추지 않습니다.

엔딩에 와서는 다시 새로운 극이 펼쳐집니다.

역시 신카이 마코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육교씬에서 저는 '상상속이라면 사람은 좀 행복해도 괜찮잖아!!'라고 외칠 수 밖에 없었죠.

하, 그대로 끝났으면 신카이 마코토는 제 인생에서 영원히 개XX로 기억되었겠죠.

 

세상에 꽃다운 아가씨를 8년이나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남자를 찾게 만들다니 ㅜㅜ

나쁜 놈... 아니아니 그래도 만나게 해줬잖아 착한 놈 ㅜㅜ

 

재밌다, 감동적이다가 아니라 강한 인상과 여운을 남기는 좋은 드라마였습니다.

대중적으로 변해서 자신의 신념을 굽힌 플렉시블한 감독 신카이 마코토씨.

고마워요!!!

해피 엔딩이라 요캇타.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