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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 그는 지금 이 상황에 대하여 그 어떤 절망도 느끼지 않았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으아아아아! 이런 xxxxx!!" 같은 말은 나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런 욕을 하면서 고통스러워하는 것도, 가온은 그만뒀다.

괜히 체력소모만 더 심하기 때문이다.

지금 그는, 벌써 몇번이고 푸른 룡에게 발톱으로, 브레스로, 푸른 그 스파크로 찢겨나가거나, 소거당하거나, 감전되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것을 반복하고 있었다.

이제는 도망칠 의지조차 없어져 부활 후에도 움직이지 않는 가온을 본 푸른 룡은, 아예 부활 지점에 눌러앉아서, 그가 부활하는 즉시 제각각 다른 방식으로 죽음을 선사했다.

그는 이미 너무 큰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통각이 마비된지 오래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너무 큰 고통들을 계속해서 겪으면서 그의 정신력이 매우 높아졌다고 할 수 있겠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아무런 삶에 의욕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정말로, 그런 것처럼 보였다.

 

 

 

"이보게, 괜히 그러지 말고 도망도 좀 가보게나. 아무리 정신세계라고는 해도 장시간 아무것도 안하고만 있는 것은 건강에 해로워."

 

 

 

그 말을 들은 가온은 머리에 핏발이 서는 것을 느꼈다.

아니, 움직이지 않으면 건강에 않좋다니.

애초에 발톱으로 찢어발기고, 입으로 집어 삼키고, 이빨로 물어 죽이거나, 브레스와 스파크로 태워버리는 것이 훨씬 더 건강에 않좋을 것이 뻔했다.

아니 처음부터 자신을 몇번이고 죽여온 자가 이제와서 그의 건강을 논하는 것 역시 말이 안됬다.

 

 

 

'비웃는 건가? 아아, 그런가...'

 

 

 

그는 그렇게 짧은 자문자답을 통해 간단히 문제를 해결해버리고는 그냥 무시해버렸다. 어차피 상대해봤자 쓸모없이 체력을 소모할 뿐이다.

그때, 그 푸른 룡이 다시 입을 열었다.

 

 

 

"정말이지...아무런 것도 안하고, 아무런 것도 바라지 않고, 그저 누워만 있는, 이른바 방구석 폐인이로구만, 자네? 나태하군, 나태해. 자네, 혹시 '나태' 가 세상에서 가장 나쁜 죄라 불리는 7대대죄인것은 아는가?"

 

 

 

상당히 비꼬는 듯한 말투였다.

평소라면 그냥 넘어갔을 가온이지만, 너무나 오랜 시간동안 혼자서, 그 누구와도 소통하지 못한채 죽음만을 반복해온 가온에게는 소통능력이 너무 떨어진 지금, 앞뒤 안가리고 발끈하고 말았다.

 

 

 

"그게 뭐 어쨌는데!!! 내가 알 빠냐고 X발!!!! 그게 내가 여기서 죽어야 하는 이유냐?!!! 최소한 죽일 테면 그냥 죽일 것이던가, 왜 다시 살려내고 죽이고 살려내고 죽이고 지X이야아!!!!!"

 

 

 

터졌다.

결국, 그 오랜 시간동안 오로지 혼자서, 그 극심한 고통과 공포와 외로움만을 묵묵히 견뎌냈던 가온에게도, 한계가 있었던 것이었다.

폭발했다.

결국, 쌓여왔던 그 모든 설움과 억울함이 그만 한계를 넘어, 폭발해버린 것이다.

그의 머리카락이 약간 붉은 빛이 감돌았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그저 고래고래 소리지를 뿐이었다.

그때, 푸른 룡이 입을 열었다.

 

 

 

"되는대로 아무거나 털어놓는다고 다 말인줄 아느냐. 추하도다."

 

 

 

가온, 그는 이제 어의가 없어서 푸른 룡을 쳐다보고 있었다.

어느새부터인가 푸른 룡은 그를 죽이는 것을 멈추고 그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그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자, 푸른 룡이 다시 입을 열었다.

 

 

 

"어차피 이 몸은 불로불사의 몸. 완전한 불사는 아니다만 노화로 인한 자연사는 없으며 이 나를 뛰어넘는 강자 역시 존재하지 않아 아직까지 명을 이어오고 있다만...그대는 한낱 인간주제에 자유를 갈망하며 내게 반항심을 품는구나. 과거에는 이리 오만한 자가 없었거늘. 추하도다."

 

 

 

툭-

 

마침내, 가온의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끊어지고야 말았다.

가온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했다.

그의 머리카락이 붉은 색으로 물들고, 그의 손에서 파직, 파직 거리는 스파크가 일었다.

붉은 스파크와 대조되는 푸른 스파크였다.

그의 팔목에서는 아무런 사전예고도 없이 동맥(動脈)이 부풀어오르더니 터져서, 그 피가 흘러나왔다.

분노에 빠져 고혈압으로 인한 사고라기에는 정도가 심했다.

게다가 동맥에서는 보통 마구 쏟아져야 할 피가 적정량만 나오며, 그것이 점점 형태를 갖춰가더니 이내 창의 촉이 끝에 달린, 밧줄의 형태를 취했다.

그리고 그 밧줄은 가온의 몸 주변을 타고 회오리치듯 그를 감싸며 소용돌이처럼 빙빙 감싸올라갔다.

처음에는, 천천히 올라가던 그것이, 갑자기 그의 몸에서 붉은 아우라가 뿜어져 나온것과 동시에, 어마어마한 속도로 길이를 늘려가며 이내 하늘을 꿰뚫을듯 거대해졌다.

그 거대한 모습은, 허리케인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였다.

 

 

 

"무, 무엇이더냐, 이 이질적인 힘은......?!《파트너》의 힘에는 이런 공격적인 성향을 띄는 것은 거의 없을 터인데...?!"

 

 

 

눈에 띄게 푸른 룡이 경악한 목소리를 내뱉었다. 어지간히도 당황한 것인지, 그 당황한 기색을 감추자도 않고 목소리에 다 드러내고 있었다.

그즈음, 가온의 주변을 감싸던 회오리가 멈추었다.

이윽고 그 피로 이루어진 밧줄이 여러개로 나누어지더니, 일제히 푸른 룡을 포박했다.

끝부분에 달린 촉이 푸른 룡의 그 두꺼운 비닐을 가볍게 뚫고 들어가 안쪽의 살에 박혔다.

그뿐만 아니라 룡의 중추신경까지 건드려서,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룡은 지금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는 중이었다.

그 어떤 공격도 허용하지 않던 푸른 룡의 비늘은 여태까지 단 한번도 더러워진 적이 없었고 깨진 적 역시 없었다.

그렇기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껴보는 고통이라는 감각에 공포를 느끼며 입을 열었다.

 

 

 

"자, 자네는 대체, 무엇이란 말이냐?!"

 

 

 

이에 가온은 일절 대답하지 않고 손을 꽉 쥐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푸른 룡을 감싸 움직임을 막고있던 피의 밧줄들이 한층 강하게 조여왔다.

이에 숨조차 쉴 수 없게된 푸른 룡이 필사적으로 머릿속을 울리는 그 목소리로 텔레파시를 보내왔다.

 

 

 

"부탁이다!! 내가 어리석었다!! 제발 한번만 용서해다오!!!! 분명 영혼은 '흡수' 했으니《파트너》일 줄 알았는데, 설마《어태커》일줄은 몰랐다. 그것도 이렇게 강력한 어태커일줄은...일반적으로는 어태커든, 파트너든, 이 <뇌신>에게는 상처를 입히는 것이 불가능 하거늘...설마 그런 능력을 갖고있었을 줄이야..."

 

 

 

그렇다.

가온이 피를 이용하는 모습을 보면, 그저 단순히 피를 조종하는 능력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평범한' 능력으로는 이 <뇌신>에게 상처하나 입힐 수 없다고 한다.

그럼 그의 진짜 능력은 무엇일까?

바로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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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유가온    종족 : 인간

어빌리티(능력) : 《에너지드레인》(어빌리티등급 : 신급)

상대의 에너지를 흡수하여 상대의 체력을 깎음과 동시에 자신을 치료할 수 있다. 아군에게 치료도 가능하며 치료를 할때에는 기본적으로 치료할 상처가 심각한만큼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또한 상대의 에너지를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것 역시 가능하여, 에너지(힘, 또는 생명력, 수명 등)을 몸 안에서 날뛰게 하여 즉사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힘의 원천이 되는 '피' 의 경우에는 그냥 그 자체를 자유자재로 다뤄서 무기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이 능력에 대해서는 그 어떤 내성계열능력도 <무효>되며 그 어떤 방어력과 장비의 능력, 스킬 역시 <무효>된다.

 

 

스킬(보조능력) : <뇌신> (스킬등급 : 유니크)

만물의 기본적인 '재료' 가 되었던 일곱신 중 하나 <뇌신>의 힘을 몸에 강림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힘' 을 강림시키는 것이기에 뇌신이 거절할 경우 힘을 불러오지 못하더라도, 뇌신에 의해 몸이 지배되거나 하지는 않는다.


특권(패시브) : <전이자> (특권등급 : 유니크)

세상만물 모든것을 전이시킬 수 있다. 사물, 사람은 물론이며 상대의 '능력' 마저 전이시켜 받는 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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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등급은 모두 다   신급>유니크>스페셜>레어>커먼>노멀>더드(쓸모없는)   으로 되어있다.※



그렇다.

가온은 바로 이 《에너지드레인》이라는 말도안되는 능력을 통해 <뇌신>에게 타격을 줄 수 있었던 것이다.

애초에 피의 밧줄은 그의 동맥에서 나왔는데 그는 아무렇지 않은것은, 그가 아닌 뇌신의 피를 이용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가온의 능력의 무서운 점은 이게 다가 아니다.

바로 영창이 필요없다는 점이다.

보통 육체강화계열의 능력이 아닌 마법적인 능력-어빌리티의 경우, 긴 영창을 외워야만 어빌리티의 발동이 가능한 것은 매우 당연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 상식을 간단히 깨는 능력-어빌리티가 나온 것이다.

그 어떤 영창도 필요없으며 마법적 능력처럼 어빌리티의 한계가 없는 능력.

애초에 남의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니, 당연히 한계가 있을리 없었다.

자신의ㅡ에너지를 이용할 수도 있으나, 애초에 남의 에너지를 빼앗아 쓰기위해 만들어진 것이므로 에너지고갈로 전투불능 상태에 빠질 일 따윈 없었다.

뇌신은, 다시한번 실감하고 있었다.

너무 오랜 세월을 보내서 심심해진 자신의 장난감으로 쓰던 이 소년이 얼마나 비상식적인 존재인지.

그리고 자신이 어떤 괴물을 깨우고 만 것인지.




"아아...아아아아...제발...목숨만은....제발...."




한때는 자비로운 마음으로 모두의 존경을 받고 신망을 키워가던, 고고한 '신' 도 이제 끝에 다다랐다.

오랜 세월의 허무함과 사랑하던 이들의 떠나감으로 생긴 공허함과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죄를 범한 대가는, 컸다.

 

 

 

"《전뢰 : 전기흘리기》."




뇌신의 허무가 가득찬 울부짖음은, 이내 스파크의 파지직 거리는 소리와 함께 묻혀 사라져갔다.



[ -4화- 허무하고 허무하며 모든것이 허무하도다   종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