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행성 모험활극> STAGE 1 : “난민 구출 작전”

STAGE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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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난장판이었다. 사방에서 경찰과 도시 경비대. 시민 의용군이 괴물들과 맞서는 싸움이 벌어졌다. 도로를 빼곡히 매우고 있던 타이어식 승용차와 호버링 차량들을 방패삼아 인간들이 각종 실탄 총기와 에너지 총기를 쏴댔지만, 모든 괴물들에게 그 공격이 통하는 것은 아니었다.

 

“계속 쏴! 멈추지 말고 쏴!”

“경찰 아저씨! 저 괴물은 총알이 튕겨나가요! 어떻게 하죠?”

 

또래 친구들과 거리를 활보하며 어울려 다니다 괴물들의 습격에 휘말린 청소년 패거리는 울상을 지으면서도 지급받은 에너지 총기를 계속해서 쏘아댔다. 인류가 다른 행성으로 도망쳐 와서도 이따금씩 계속되는 괴물들의 습격. 그런 와중에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전투기술은 일반 시민들도 어렸을 때부터 배워야 했다. 지금껏 모의총으로 서바이벌 게임을 하는 것처럼 서로 장난치며 배워왔던 사격술이 실제 괴물 앞에서도 펼쳐지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일반인, 그것도 10대 청소년들에게는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 더군다나…

 

“죽… 죽여줘어…….”

 

이 괴물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멀쩡한 사람들이었다. 평범하지만 지루하면서도 바쁜 일상을 살아가던 이들에게, 갑작스레 재앙이 찾아온 것이다. 누군가의 연인이, 친구가, 직장 동료가 갑자기 부풀어 오르더니 추악한 살덩이로 변해갔다. 온몸 곳곳에서 칼날이 돋아나기도 하고, 기분 나쁜 체액과 점액을 줄줄 흘리면서 강산성 액체를 물총처럼 쏘아대는 괴물도 있었다. 괴물들은 귓가까지 찢은 입을 커다랗게 쩌억 벌리고 산 채로 생존자들을 씹어먹기도 했다. 

 

도시 외곽을 배회하는 괴물들을 정기적으로 도시 경비대가 순찰하면서 소탕하고 있었지만, 오늘은 갑작스럽게 도시 내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변이체 테러가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 지금, 한 무리의 청소년들은 괴물들에게 쫓기다 도망치지도 못하고 어른들에게 붙잡혀 방어선을 구축하는 일에 동원되었다. 

 

게다가 그들 앞에서 실탄과 에너지탄에 맞아서 넘어지고 팔다리가 날아가면서도 기어코 일어나서 다가오는 괴물들 중에는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그들과 함께 어울려 다니던 아이들도 섞여 있었다. 온 몸 곳곳이 부풀어 오르고 기괴하게 비틀렸지만, 그들의 옷이나 얼굴을 통해서 누구였는지 알아 볼 수 있었다. 더욱이 그들은 친구들의 눈앞에서 괴물로 변했고, 그들에게 당한 이들도 죽어서 시체가 되기 전에 괴물로 변해버렸던 것이다.

 

“아! 쫌! 그만! 죽으란! 말이야!”

 

어떤 이들은 신경질적으로 총을 난사해댔다.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변한 괴물들이었지만, 공통적으로 인간을 베이스로 칼날이 돋거나 액체를 뿌려대는 모습이었다. 대부분의 괴물들은 터벅터벅 걸어오면서 총탄을 맞고 신체 곳곳이 부서지고 쓰러졌지만, 이내 강인한 생명력과 재생력으로 몸을 회복시키면서 다시 일어나 다가와서 살아남은 인간들을 공격하려 했다. 흡사 암세포가 자라나는 것 같은 모습으로 몸을 회복시킨 괴물들은 때로는 포효하며, 때로는 자신을 죽여달라고 애원하며 달려들었다.

 

그러나 총탄이 통하지 않는 괴물이 문제였다. 수많은 괴물들 중에서 어떤 괴물들은 단단한 몸체로 총탄을 튕겨내기도 했고, 심지어는 주변 공간을 왜곡시켜서 날아오는 공격을 무효화하기도 했다. 그런 녀석들은 터벅터벅 걸어오는 다른 괴물들과는 다르게 마구 뛰어와서 방어선을 무너뜨리고 학살을 저질렀다.

 

“지원군은! 지원군은 아직인 거에요?”

 

땀과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된 상태로 에너지 총기를 쏘아대던 10대 중후반의 소녀가 자신들을 지휘하던 경찰관에게 물었다. 벌써 함께 총을 들고 싸우던 또래 친구들 여럿이 괴물들에게 당했다. 괴물에게 공격당한 친구들이 괴물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친구들을 쏴죽여야만 했던 아이들은 공포와 혼란에 빠져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좀만 더 버텨라! 얘들아! 여기서 더 도망칠 곳도 없어! 그래도 조금만 더 버티면 반드시 지원군이 올 거다! 버텨!”

 

그러나 그 말을 하는 경찰관 본인도 자신의 말을 믿지 못했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도시 경비대는 대체 무얼 했단 말인가? 경비대가 자랑하던 무인 전투 드론도, 시가지 진압용 거미전차도 지금은 모두 무용지물이었다. 도시 내의 차량들은 작동을 멈췄고, 전자장비나 전파통신도 모두 먹통. 결국엔 인간이 직접 총을 들고 싸워야 했고, 도망치던 아이들을 억지로 붙잡아 총을 쥐어줘야 했다. 자포자기와 체념과, 그럼에도 놓을 수 없는 생존의지를 불태우며 경찰관은 간절히 기도했다.

 

그 기도가 통하기라도 한 것일까? 쐐애액 하고 공기가 찢어지는 소리가 났다. 다른 도시에서 출발한 전투기가 도착한 것이다. 통신망은 마비되었지만 위성사진을 통해서 사태를 알아챈 이웃 도시가 생존자를 구하기 위해 병력을 파견했으리라. 4기의 전투기 편대가 도시 곳곳의 괴물들을 조준하고 스마트 클러스터 미사일을 발사했다.

 

“키에에에!”

 

적 근처 상공에서 미사일이 열리며 그 안에 빽빽이 담겨 있던 소형 추적미사일들이 쏟아져 나와서 괴물들 근처로 날아가 폭발했다. 도시 생존자에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각각의 폭발반경이 작은 소형 추적 미사일들을 사용한 것이다. 일반 대형 미사일을 발사했다간 그 폭발반경에 휘말려 더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효과는 굉장했다!

 

“모두! 차 뒤로 피해! 무릎하고 팔꿈치로 엎드려! 땅바닥에 배 붙이지 마! 폭발할 거다!”

 

아이들을 이끌던 경찰관의 지시에 따라 아이들은 전투 훈련에서 배웠던 것처럼 차량 뒤로 몸을 숨기고 폭발의 충격을 이겨냈다. 이윽고 폭발이 일어났고, 그 충격파가 주변을 휩쓸었다.

 

“사… 살았다!”

“아으. 이제 다 끝인가 싶었는데.”

“으아. 으아아아아!”

 

특히 방금 전까지 죽음을 예감했던 경찰관과 아이들은 저지선 앞에 다가온 괴물들이 소형 추적미사일에 쓸려나가자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어떤 아이들은 이제야 긴장이 풀렸는지 서럽게 울면서 주저앉았고, 어떤 아이들은 정신을 다잡고 남아 있는 괴물들에게 마구 총탄을 퍼부었다. 너무 가까운 괴물까지 소형 추적미사일로 공격했다간 생존자들이 폭발에 휘말릴 위험이 있어서 전투기 조종사들이 – 정확히 말하자면 전투기의 보조용 인공지능이 – 공격 범위를 조절했기 때문이다.

 

“니들 다 죽었어! 끝이다! 이 자식들아!”

 

어차피 괴물들도 얼마 안 남았겠다. 남아 있는 탄약이나 에너지를 신경 쓰지 않고 마구 쏴대는 아이들. 이런 상황은 다른 방어선에 있던 도시 경비대나 시민 의용군도 마찬가지였다. 죽음의 공포와 친한 이들을 잃은 슬픔, 갑작스럽게 당한 재난에 대한 울분을 풀 듯이 남아 있는 괴물들을 향해서 총공격을 퍼부은 것이다.

 

4기의 전투기 조종사들은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도시를 선회해서 2차 공격을 준비했다. 인공위성 사진으로 상황을 파악한 도시본부에서 옆 도시의 시민들을 지키고 괴물들을 소탕하기 위해 스마트 클러스터 미사일을 장착한 채 출격하도록 요청했고, 아직까지 그들의 전투기에는 미처 발사하지 않은 미사일들이 남아있었다.

 

“편대장님! 2차 발사 준비 완료했습니다!”

“라져! 폭스 쓰리로 일제 발사! 타이밍은 전술 시스템에 맞춰서.”

 

2인승 탠덤 시트 뒤편에서 전투기 편대장이 명령을 내렸다. 각자의 전투기에 탑재된 보조용 인공지능이 복잡한 연산을 해내면서 남아 있는 괴물들을 포착했다. 이제 몇 초 후면 남아 있는 괴물들을 모두 쓸어버리기 위한 파괴의 폭풍이 도시에 몰아칠 것이다.

 

그럴 예정이었는데…….

 

- 콰직!

 

4기의 전투기 모두의 콕핏이 어느샌가 전투기에 올라탄 괴물들의 칼날에 꿰뚫렸다. 2인용 탠덤 좌석이었기 때문에 어떤 전투기는 앞좌석이, 어떤 전투기는 뒷좌석이 공격받았다. 전투기의 생존자들은 당황해서 권총을 뽑아 싸우기도 했고, 긴급탈출을 시도하는 조종사도 있었다. 그러나 칼날 괴물들은 콕핏을 뚫고 들어와 칼날을 휘두르며 조종사들을 물어뜯었다. 결국 살아남은 이는 없었다. 

 

- 쿠아아앙!

 

조종사를 잃은 전투기들은 결국 추락하여 도시에 큰 폭발을 일으키고 말았다. 조종사가 없어도 전투기의 인공지능이 자세를 회복하고 괴물들을 떨쳐내려고 했지만, 전투기에 침입한 괴물들이 조종석 뿐만이 아니라 기체 내부를 마구 헤집으며 망가뜨렸기 때문이다. 괴물들을 소탕하기 위한 미사일들이 대량으로 폭발하여 오히려 남아 있는 도시의 생존자들을 위협했다.

 

“어? 저… 저거 뭐야?”

“전투기들이… 추락했어!”

 

생존의 희망을 붙잡았던 사람들이 다시 절망으로 물들었다. 이젠 정말 끝인가 싶었던 때에 나타난 구원의 손길. 그러나 구원의 날개가 추락하고야 말았다.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들은 앞다투어 도망쳤다. 어렸을 때부터 세뇌교육에 가깝게 전투 훈련을 받았던 시민들이, 옆 사람이 죽어나가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총을 붙잡고 용기를 내어 맞섰던 사람들이 좌절과 공포에 휩싸여 총조차 내던지고 마구 흩어졌다. 

 

방어선을 뒤로 물리더라도 침착하게 괴물들을 견제하면서 후퇴했더라면 피해가 적었겠지만, 이제 그들은 반복적으로 받아왔던 훈련 경험들을 모두 잊어버리고 살기 위해 다른 이들을 짓밟으며, 악다구니를 써 댔다.

 

 

바로 그 순간!

 

 

붉은 화염에 휩싸인 무언가가 날아와 괴물들 사이에 떨어졌다. 

 

 

“HELLO?”

 

명랑한 소녀의 목소리와 함께, 정체불명의 붉은 화염 덩어리는 웅크리고 있던 몸을 쭈욱 폈다. 철그럭거리는 금속 소리와 함께, 붉은 기계갑옷을 입고 있던 소녀는 헬멧을 쓴 머리를 비스듬하게 기울이며 양 주먹을 좌우로 뻗었다.

 

- 두두두두!

 

양 손등 위에 있던 고속 2연장포와 왼쪽 어깨 위의 수평 고속 2연장포가 불을 뿜었다. 생존자들을 향해 달려오던 괴물들은 자신들의 무리 가운데 떨어져서 붉은 화염 에너지탄을 쏴대는 전신갑주 소녀를 향해 달려들었지만, 이 소녀는 헬맷 안에서 씨익 웃음을 지었다.

 

“It‘s party time~!”

 

붉은 전신 기계갑옷 소녀는 허벅지 옆에서 손도끼 2자루를 꺼내들었다. 한쪽 날 반대편에는 로켓 부스터가 달려 있는 손도끼였다. 가까워지는 괴물들을 향해 오히려 달려들면서 소녀는 맹렬하게 양손에 나눠 잡은 도끼를 마구 휘둘렀다. 암세포처럼 다시 자라나는 재생력과 회복력을 가진 괴물들이었지만, 소녀가 뿌려대는 붉은 에너지 총탄과 화염, 도끼날 등에 당하자 오히려 불타고 쪼개지며 붕괴했다. 

 

한 무리의 괴물들을 소탕하고 나서 이 소녀는 오른쪽 등 뒤에서 대구경 2연장 에너지 라이플을 뽑아들었다.

 

“Hey~! 니들 상대는 나라구! 딴데 보지 마!”

 

생존자를 향해 다가가던 괴물들에게 총격을 가해서 불태운 소녀는, 다른 괴물들이 모여 있는 곳을 향해 질주했다. 바닥을 밟고, 거리에 널려 있는 차량들을 뛰어넘으며 양 어깨 옆에 있는 부스터에 폭염에너지를 모은다. 어느 순간, 소녀의 숄더 사이드 부스터가 폭발하듯이 불을 뿜으며 소녀를 공중 높이 띄워 올렸다. 공중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다리를 목표지점을 향해 내뻗는다. 양 어깨 옆의 부스터가 맹렬히 불을 뿜자 소녀는 괴물들이 모여 있는 곳을 향해 공주에서 사선으로 내리 꽂혔다.

 

“융해킥이다!”

 

괴물들은 소녀의 공중 날아차기가 지나간 궤적을 따라 불타오르며 녹아내렸다. 용암이 타오르듯 붉게 물든 다리가 스쳐 지나갈 때마다, 아니 그 주변에만 있어도 모조리 휩쓸려서 녹아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어떤 괴물들은 소녀의 공격을 피하고 반격하기도 했다.

 

“키아아악!”

 

괴성을 지르며 건물 벽을 박차고 사방팔방에서 습격해오는 칼날 괴물들. 이들에게 남아 있는 옷가지나 머리카락 등만이 그들이 사람이었음을 나타내고 있었다. 몸 전체의 피부가 반들거리고 몸이 흉측하게 뒤틀려 있지만, 변이체로 바뀌기 전까진 민간인이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근육질에 흉포한 괴물들이었다. 한 차례 강력한 공중 날아차기를 성공시키고 바닥에 스키드 마크를 남기며 착지한 소녀가 피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

 

“쓰읍! 어쩔 수 없지!”

 

붉은 기계갑옷의 소녀는 벽을 등지고 양 팔을 복싱처럼 얼굴 앞으로 모아 상단가드 자세를 취했다. 양 팔위에 달린 길쭉한 방패 위로 괴물들의 칼날이 사정없이 떨어졌다. 

 

- 콰앙!

 

이를 악물고 양 팔의 암 실드에 가해진 충격을 버틴 소녀는 양 팔을 펼쳐서 적들의 칼날을 떨쳐내었다. 소녀는 팔을 벌리고, 왼쪽 어깨 위의 수평 고속 2연장포를 정면의 적들에게 발사했다. 칼날 괴물들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에, 그녀는 오른 팔을 가까이에 있는 적에게 들이댔다. 투웅! 하는 소리와 함께 팔뚝 아래의 가이드 레일을 따라서 칼날이 솟구쳤다. 파일 드라이버 원리를 따라서 폭발적으로 사출된 칼날은 적의 머리를 꿰뚫었다. 곧이어 다른 적을 향해서는 왼쪽 손등 위의 고속 2연장포로 공격을 퍼부었다.

 

“아! 쫌! 귀찮아! 떨어져!”

 

붉은 기계갑옷 소녀의 양 다리와 양 손바닥이 용암처럼 붉게 물들었다. 에너지 방출장치를 작동시킨 소녀는 연속 발차기를 하면서 적들 사이로 파고들어 손바닥을 가져다 대었다. 퍼엉! 하는 소리와 함께 소녀의 손바닥을 통해 폭염 에너지를 전달받은 적들의 몸이 터져 나갔다. 

 

그러나 소녀를 습격했다가 떨어져서 바라보던 나머지 괴물들은 이런 상황을 보면서도 공포를 느끼지 않는지 금방이라도 뛰어들 듯 한 모습이었다. 단지 조금 더 효과적으로 공격하기 위해서인 듯 틈을 보는 눈치였다.

 

“하아! 하아! 그러면 이거다!”

 

소녀는 망설임 없이 수류탄을 꺼내서 괴물들에게 집어던졌다. 그리곤 수류탄이 명중하기도 전에 투척 단검도 여러 개 꺼내서 휙휙 던지곤 그 자리에 양 팔로 머리를 가린 채 웅크렸다.

 

- 콰아아앙!

 

폭염에너지가 응축된 수류탄이 괴물들 사이에서 터졌다. 주변의 건물들도 그 폭발에 휘말려서 부서지고 무너졌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수류탄을 터트리다니? 아무리 소녀가 전신 기계갑옷을 입고 있더라도 괜찮지 않을 텐데?

 

“아우! 힘 빠져. 다음 목표지점으로 이동하자.”

 

그러나 폭연이 가라앉자 붉은 기계갑옷의 소녀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툭툭 털고 일어나 뛰어가기 시작했다. 주변에 있는 괴물들은 화염과 건물 파편에 의해서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고, 특유의 재생 능력으로 신체를 복구하지도 못하고 꿈틀대다 죽어버렸다. 그러고 보면… 아까 소녀가 수류탄을 터트리기 전에 웅크리고 있던 공간만이 멀쩡했다.

 

“고농도 초능력장을 벌써부터 이렇게 펑펑 써대면 좀 힘들어지는데. 팀에 합류해야겠네.”

 

파괴의 현장을 뒤로 하고 휙휙 뛰어가는 소녀가 어깨 양 옆의 부스터에 에너지를 집중시키면서 하는 말이었다. 등 뒤의 부스터에서도 붉은 화염 에너지가 넘실거렸다. 이윽고 가야 할 방향을 찾은 그녀는 다시금 경쾌한 목소리와 함께 긴 폭염을 꼬리처럼 남기며 질주했다.

 

“짜릿해! 늘 새로워! 싸우는 게 최고야!”

 

 

이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던 시민들은 도망치던 발길을 멈추고 바라보았다. 오늘 아침부터 갑자기 일상 속에 나타나 그들을 괴롭혀왔던 괴물들을 갑자기 난입한 정체불명의 소녀가 소탕했다. 당분간은 그들 주변에 살아있는 괴물이 보이지 않았다. 마구 타고 조각나서 꿈틀거리는 괴물들의 시체에 소름이 끼치면서도, 말 그대로 혜성처럼 나타나 괴물들을 불태운 소녀의 모습을 떠올리며 시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스마트 단말기를 꺼내서 소녀가 싸우는 모습을 촬영하려고 했던 사람들도 있었지만, 오늘 아침부터 여전히 전자기기는 먹통이었다.

 

“저 애. 혹시 걔 아냐? 미친 개 어쩌고.”

“아. 헬 하운드? 저번에 잡지 인터뷰에서 본 것 같은데.”

“그 꼬맹이? 아마 이름이…….”

 

 

[망할 꼬맹이! 단독 행동 너무 좋아 하는 거 아냐? 팀에 합류해! 여기 좀 괴물들이 많다.]

[나한테 욕 좀 하지마! 썩을 오래비! 지금 가고 있다구!]

 

벽을 타고 올라 건물과 건물 사이를 빠르게 뛰어넘으며 붉은 기계갑옷 소녀가 통신채널에 대꾸했다. 때로는 벽을 박차고 부스터와 다리의 힘으로 건물을 부수며 그 반작용으로 방향을 꺾기도 했다.

 

이내 합류지점이 눈에 보였다. 붉은 화염을 마구 내뿜으며 내달리는 소녀와는 반대로 푸른 냉기가 마구 휘몰아치는 공간이었다.

 

“레인 언니! 민아가 왔어요~! 우리 같이 싸워요~!”

 

양 손에 봉 2개를 나눠 쥐고 휘두르던 푸른 기계갑주의 여성이 소녀의 목소리에 반응했다. 잔뜩 얼어서 움직임을 멈췄던 괴물을 후려쳐서 박살내곤 그녀가 붉은 기계갑주의 소녀에게 조용히 말했다.

 

“미나. 그 상태로 여기로 오면 안돼. 증기 폭발 일어나.”

 

그러나 붉은 갑주의 소녀, 민아는 벽을 박차고 건물을 뛰어넘으며 마구 달려오던 움직임을 멈추지 못하고 푸른 갑주의 여성이 있는 곳에 미끄러지듯 도착했다. 붉은 폭염의 에너지를 휘감고 달려오던 소녀가, 푸른 냉기가 가득한 공간에 도착한 것이다.

 

- 퍼어어엉!

 

아니나 다를까. 고열의 수증기가 사방을 뒤덮었다.

 

“우악! 실수! 다들 괜찮아?”

 

자칫 잘못하면 찜통처럼 삶아지고, 화상을 입고, 호흡기가 망가질 만 한 대 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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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GE 1-1 (1/6) 종료. STAGE 1-1 (2/6)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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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작가의 말 : “라이더 킥이다!” 라고 하고 싶은 걸 참았습니다. 반조 류우가라는 청년이 크로즈 마그마를 통해서 사용하는 킥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