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리메이크REMAKE>와 세계관을 공유합니다.※

※이 이야기는 <리메이크REMAKE>의 이전에 일어났던 다른 인물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순간, 나는 눈을 떴다.

머리가 울리듯이 아파온다. 아마 정신을 꽤 오랫동안 잃었던 것 같다.

하하. 나도 참, 이런데서 잠을 자다니. 어지간히 졸렸나 보다.

돌아가면 내 몸에도 '숙면' 이라는 보너스를 줘야지. 잘도 거기서 살아남았으니까.

 

잠이 완전히 깨자, 나는 왼팔에 극심한 고통이 느껴지는 것을 깨닫고 왼팔이 있을 곳을 움켜쥐었다.

그러나 내 왼팔은 이미 누군가에게 먹혀서 뜯겨나간 듯, 보이지 않았다.

얼굴을 심하게 일그러뜨리고 눈물을 흘리며 한참을 고통에 울부짖던 나는, 다시 일어섰다.

 

"크크큭...그래, 거기서 빠져나왔는데, 아무 대가도 없이 무사태평하단걸 바랄수는 없겠지..."

 

나는 잠시 소리죽여 웃었다. 그러다 이내 조금 낮게, 묵직하게 다시 한번 웃었다.

많은 것이 담겨있는 웃음이었다.

이윽고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참을 수 없게 된 나는 끝내 미친 놈처럼 으하하하 웃어댔다.

대낮의 거리에서 한쪽팔이 뜯겨나간채 웃어대는 날 보며 지나가던 사람들은 "불쌍한 사람..."하고 소리죽여 동정한다.

그때, 어느 소녀가 내게 다가왔다.

 

"힐링!"

 

부우우웅!

 

그러자 상처부위가 조금씩 치유되었다.

이런 어린 꼬마애가 치유계열의 능력자라는 것에 나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두 눈을 크게 뜬다.

 

"너...뭐야?"

"그건 내가 할말이다. 너는 누구지?"

 

말을 끝내자마자, 어디선가 주황빛 머리카락을 빛내는 사내가 나타나 소녀를 끌어안고는, 마치 쓰레기더미 속의 음식물 찌꺼기를 보는 듯한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대낮에 뜯겨나간 자신의 팔을 붙잡고는, 팔이 잘려나간걸 기뻐하다니. 미친거냐?"

"아, 하하하...미쳤다고? 그래...미친건가?"

 

나는 싸이코패스처럼 얼굴 표정을 싹 바꾸고는 그 사내를 향해 웃는다.

그러자 사내는 마치 범죄자를 본 눈으로 나를 피하며, 소녀를 끌어안는다.

 

 

이것이 녀석과의 첫만남이었다.

 

처음으로 믿을 수 있는 동료를 만난, 나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다들 목 싹 닦고 기다리라고.

 

나는 이제 시작이니까.

 

 

 

                                                 [1화에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