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득이는 상대 픽창에 노을의 아이디 ‘godness’와 강주민의 아이디 ‘dreamer’가 뜬 것을 보고 쾌재를 불렀다. 
지역 우선 매칭을 이어주는 스톰 오브 레전드 시스템에 감사했다. 
개득이의 머릿속에는 오늘의 방송을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는 일종의 '설계'가 그려졌다. 
개득이는 마이크를 향해 나직하게 내뱉었다. 

-여러분, 지금 상대 아이디 보이시죠? ㅋㅋㅋㅋ 저것들 서로 잘 맞는다고 듀오 했나보네. 저것들 꼴 뵈기 싫어서 어떡하지 ㅋㅋㅋ 제가 지금부터 빅픽쳐 한 번 그려볼게요. 진짜 왜 아올린이 트롤이 될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아까 판이 브론즈에서만 가능한지 지금 보여드릴게요. 

개득이의 스트리밍은 제법 큰 편이다. 
팔로우가 만 단위에 정기적으로 시청하는 사람은 백 단위가 넘었다. 
사람들이 개득이의 방송을 찾는 이유는 개득이의 현란한 컨트롤과 가끔씩 프로에서나 볼 수 있는 역전극이 터지기 때문이다. 
채팅창은 게임 전부터 난리가 났다. 

-개득이 버스 태우는 입장에서 강제버스 타고나니 빡침? 크으 다이아 클라스 ㅋㅋㅋㅋ 
-개득의 큰그림 이번에 나오나요? 
-쟤네 어떡함? 버스 태워줬다고 참교육 당하게 생김 ㅋㅋㅋㅋ 

개득이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픽이 이루어지는 원탁에서 늘 그렇듯 방송을 홍보하며 자신이 스트리머이며 다이아라는 점을 피력했다. 

-피그말리온 서폿 해주시면 캐리해드립니다.  

피그말리온은 예술의 도시에서 최고의 예술가로 인정받고 있는 마법사이자 조각가 영웅이었다. 

이 영웅은 조각으로 완벽한 미인을 창조했고 생명을 불어넣어 자신의 연인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 조각상이 도난을 당하고 말았으며, 이에 분노하여 범인에게 복수하고 연인을 찾기  위해 여행에 나선다는 배경을 가지고 있다. 
피그말리온의 스킬은 타겟 CC기인 석화, 지역회복, 개인 회피기인 높은 위상, 마지막 궁으로는 생명 창조(부활)이 있었다. 
개득이가 서폿으로 이 영웅을 꺼내든 것은 회복과 부활을 가진 확실한 서포터였기 때문이다. 
자신의 뒤에서 힐과 부활만 제때에 걸어준다면 얼마든지 저 잡것들에게 참교육을 해줄 수 있었다. 
그리고 역대급 방송을 찍을 수 있다는 점은 덤이었다. 
아군 5픽은 기대하는 마음으로 피그말리온을 픽했다. 
반면 노을이의 팀은 밴픽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다. 
노을이가 '레온'을 밴하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군 2픽은 자신의 설 탑 포지션 라이너 둘을 밴했다. 
노을이는 개득이의 실력을 알고 있었으므로 속이 탔지만 아군의 원딜 또한 믿을 수 있었으므로 이내 진정했다. 
결국 4픽 개득이는 무리 없이 레온을 픽할 수 이었다.. 
노을이는 역시 아올린을 뽑았으며 강주민은 조슈아를 픽했다. 
그리고 게임이 시작됐다. 

AOS게임에서 승리의 열쇠가 되는 것은 '분업'이다.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맡아야 최선의 결과를 만들 수 있다. 
물론 '보이지 않는 손'의 원리에 따라 각자 이기적인 플레이어들이 만나 의외의 승리를 만들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이런 게임에서 딜러, 탱커, 힐러의 분업이 이루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믿을 수 있는 이에게 딜러를 맡겨야 한다. 
이러한 행위는 존중이 아니라 승리를 위한 투자다. 
그리고 믿을 수 있는 이에게 갱킹을 몰아주어 성장을 돕는 것 또한 투자다. 
이는 전적으로 승리에 대한 기대와 아군에 대한 믿음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투자이며 희생이다. 
플레이어들은 그래서 이와 같은 행위를 '키운다'라고 말하고, 서포터를 '엄마'라고 말한다. 
이러한 투자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개득이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은 연신 타자를 두드리며 봇을 향해 투자를 끌어냈다. 
본래 2:2의 싸움이었지만 노을이와 강주민이 느끼는 바에 따르면 2:3, 어쩌면 2:4의 싸움일 수 있었다. 
노을이 팀의 정글러는 게임 시작 이후에 정글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상대방 정글러는 봇을 끊임 없이 드나들었다. 
결국 흐름은 시작 5분만에 개득이가 원하는 전개로 흘러가고 있었다. 

-크으 경험치 차이 보소! 
-이거 완전 압살인데 ㅋㅋㅋㅋ 
-개득이 빅픽쳐 잘 그리네. 캔버스가 너무 커서 내가 알 수가 있나 ㅋㅋㅋㅋ 

아올린과 조슈아의 외형은 넝마가 되어가고 있었다. 
스톰 오브 레전드에서는 체력 30% 밑으로 내려가면 화면 전체가 붉게 물드는 시야효과가 나타나는데 이 효과가 원래 화면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포탑을 방패삼아 겨우 경험치를 수급하고 있었지만 포탑도 이제 곧 무너질 시점이 오고 있었다. 

-도움, 도움 

아올린은 연신 신호를 찍었지만 아군 정글러는 근처에 왔다가 몬스터만 해치우고 돌아가버렸다. 
'핑을 못 본 것일까, 아니면 모른 척하는 것일까.' 노을이는 둘 다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노을이는 속에서 부글부글 끓었다. 
개득이에게만은 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덱을 만드는 데에도 심사숙고 했다. 
카드덱을 만들면서 이렇게까지 공을 들여 본 적도 없었던 것 같다. 
게임 준비 시간이 너무나 짧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나 기대는 무참하게 깨졌다. 
이번에도 개득이의 레온이 강주민의 조슈아에게 딜교를 건다.  
방어력 강화와 방어력 버프가 조슈아에게 들어가지만 속수무책이다. 
조슈아와 레온의 피가 동등하게 깎여 나가지만 결국 힐로 조슈아의 피가 먼저 차오른다.  
그리고 힐 난사를 마친 상대 피그말리온이 생츄어리로 돌아가면 상대 정글이 다가와 다시 딜교를 건다. 
이때는 레온이 스킬을 켜고 달려들어 조슈아를 대상으로 피흡을 시작한다. 
그리고 정글의 스킬 난사가 조슈아를 향해 발동된다. 
아올린이 전방에 나서도 아올린을 본 척도 하지 않는다. 
상대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조슈아의 경험치 수급을 막아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박주민의 조슈아가 미니언 막타 경험치 수급도 못한 채로 지친 몸을 이끌고 포탑 안으로 숨어들 때가 되면 상대 정글은 돌아가 버리고 레온은 경험치 수급을 시작한다. 
유일한 위안거리라면 상대에게 아직까지 킬을 내준 적이 없었다는 점뿐이다. 
박주민은 이 상황에 당황하고 있었고 노을이는 이를 갈고 있었다. 
상대방과의 경험치는 이미 벌어질 대로 벌어져서 상대가 이미 레벨 10을 달성한 상태가 되었다. 
이제 상대 3명이 포탑 쪽으로 달려들면 더블킬을 내줄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노을이는 이 상황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빼야 할 것 같아요. 

노을이는 후퇴의 신호를 보냈다. 
박주민은 말없이 신호에 따랐다. 
그 둘이 아군 본진을 향해 움직이자 아니나 다를까 측 후방에서 상대편 정글러가 나타났다. 
간발의 차로 그를 따돌리자 상대 레온과 피그말리온은 상대 1차 방어선을 뚫어버렸다. 

-바텀 1차 저지선 붕괴 

그 소식이 맵 전역에 퍼지면서 아군 탑과 미드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벌써 터짐? 
-하..... 

노을이는 상대 정글러가 가지도 않은 탑과 미드를 향해 한 소리를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전설스킨.... 전설스킨... 전설스으으윽키이이인" 

까드득 어금니 다무는 소리를 스스로 알아차리지도 못했다. 
상대는 1차 저지선을 돌파하고 난 이후에도 그냥 돌아가지 않았다. 
자신들이 챙길 수 있는 이득을 모두 얻어냈다. 
몬스터를 제거하고 아군 정글로 들어올 수 있는 지형지물을 파괴했다. 
아군 정글은 상대 봇 라이너와 정글러에게 훤히 뚫린 지형으로 바뀌었다. 
용병을 빼앗기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용병은 중립 몬스터로 제거 점령한 이들의 편이 되어 상대 저지선을 향해 돌진함) 
그러다가 사소한 사건이 하나 터졌다. 

-펑! 

아군 정글러가 상대 정글러를 죽였다. 
상대 정글러는 그냥 돌아가기 아쉬웠는지 아군 정글에 있는 몬스터를 해치우고 돌아가려던 차였다. 
그러나 이 꼴을 아군 정글러가 그냥 두고 보지 않았다. 
신성한 자신의 영역을 침범 당했다고 생각한 아군 정글러는 상대에게 주문 점멸과 궁극기부터 박고 달려들었다. 
노을이는 그 꼴에 한숨을 쉬었다. 
모든 스킬을 쏟아낸 정글러는 이내 봇 쪽으로 들어와 조슈아가 가져야 할 경험치를 빼앗아버리고 다시 탑쪽 정글로 이동을 시작했다. 
스무살의 어금니가 아니었다면 노을이의 어금니는 쪼개지고도 남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 작은 사건이 상대팀의 팀워크에 작은 균열을 일으켰다. 

-왜 죽음? 
-? 

개득이네 팀 탑, 미드 라이너는 조금씩 불만을 가지기 시작했다. 
정글러가 자신의 라인으로 갱킹을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글러만 있었다면 킬이 나올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던 차에 정글러가 죽자 조금씩 손가락이 근질근질해지고 있었다. 
정글러는 항변했다. 

-아 봇 키워주다가 경험치 밀려서 상대 정글 먹었다고 내가 그렇게 잘못한 거임? 

개득이는 다독이기 위해서 장황하게 키보드를 두들겼지만 아군 서포터의 키보드가 더 빨랐다. 

-ㅇㅇ 

개득이에게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음을 단박에 알아차렸다. 
그는 수습을 위한 정치질을 시작했다. 

-형들, 우리 타워 6분 만에 밀었잖아 공유 경험치 얻은 걸로 이득이야. 정글형 우리 봐주느라 경험치도 못 챙겼어. 내 탓이다 미안하다. 

불만은 조금 누그러진 듯 싶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류는 노을이의 팀에게까지 전달되지 않았다. 
그저 속을 태울 뿐이었다.  
그리고 봇 라이너 둘 다 죽이기 위한 카드가 아니라 살기 위한 카드를 뽑아 들었으므로 장비도 넝마 상태였다. 
노을이는 주문 점멸 대기시간 감소, 강주민은 이동력 증가 카드를 뽑아들었다. 
봇 라이너는 당당한 적 봇 라이너의 스킬을 피해가며 간신히 레벨 10을 달성했다. 
개득이와 그의 서폿터는 이제 2차 방어선까지 뚫어버리기 직전이었다. 
무너져가는 방어선을 바라보면서 노을이는 이 게임이 끝내고 그냥 집에 가고 싶었다. 
그렇게 2차 방어선이 무너졌다. 

-바텀 2차 저지선 붕괴 
-펑! 펑! 아군이 학살중입니다! 

노을이는 자신의 두 귀를 의심했다. 
아군 정글러가 상대 정글러와 미드 라이너를 죽였다. 

사건은 이렇게 전개되었다. 
원인은 상대 정글러가 요즘 보기 드문 이타적인 정글러였다는 점이다. 
그는 결국 죽은 것이 자신의 탓임을 인정했으며 자신이 손해를 보더라도 다른 라이너를 도와주는 것이 다른 팀원의 마음을 풀어주는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그 생각은 전적으로 잘못된 결과를 만들었다. 
1데스로 인해 정글 경험치를 수급하지 못했던 시간, 바텀을 도와주면서 정글 경험치를 수급하지 못했던 시간.  
이 때문에 다른 라이너들에 비해 레벨이 2나 낮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드 라이너의 도움 요청에 응했으며 스킬을 맞추지는 못했지만 훌륭히 데미지를 대신 받아주었다. 
노을이팀 미드 라이너는 결국 딜 교환에 실패했으며 상대 미드 라이너의 마지막 공격을 겨우 주문 점멸로 피하고는 생츄어리로 대피했다. 
여기까지만 하더라도 돌이킬 수는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이득'을 보기 위해 누군가에게 '신성한 그 정글'로 발을 들이고 만 것이다. 
방어막을 부여해주는 몬스터는 쉽사리 잡히지 않는다. 
개득이팀 정글러는 쩔쩔매고 있었고 미드라이너는 마나를 쓰기 싫어서 평타만 끄적거렸다. 
그들은 노을이팀 정글러와 만나고 말았다. 
이번에도 노을이팀 정글러는 궁부터 켜고 달려들었다. 

-야! 안 꺼져?! 

2초만에 개득이팀 정글러가 녹아버리고 미드 라이너는 아껴 두었던 마나를 쏟아내며 딜을 넣었지만 궁극기가 없어서 주문 점멸을 사용해 도망쳤다. 
그러나 우리팀 정글러의 주문 점멸 대기 시간이 바로 그 순간 끝났다. 

-어딜!!!! 

주문 점별 스킬난사... 
그렇게 더블킬이 나왔다. 
노을이는 더블킬이 나오고 난 이후에 정글러가 상대 미드 포탑을 밀어주기를 기대했다. 
공유 경험치라도 오면 지금의 상황이 더 나아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아군 정글러는 상대 정글로 이어지는 지형을 신나게 두들기고 난 다음에 상대 정글 속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노을이는 깨달았다. 
이들은 이기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관심도 없었다는 것을... 
상대 바텀 듀오가 아군 3차 저지선 앞까지 쳐들어와도 다른 이들에게 평화 그 자체인 것 같았다. 

한편, 개득이는 이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는 것을 느꼈다. 
브론즈의 게임은 채팅창의 활성화와 반비례한다. 
채팅창에 불이나기 시작했다. 
개득이를 제외한 모두가 정글러를 탓하기 시작했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미드까지도 정글러를 탓했다. 

-아 진짜 개 트롤하네 탑 한 번도 안 왔으면 다른 곳에서 이득이라도 봐야지. 
-정글러 뭐함? 상대한테 대주는 거임? 
-아 시발 정글러 믿었다가 좆됐네. 님들은 믿지 마셈. 드럽게 못함. 

개득이는 이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노력했다. 

-형님들 상대 2차 타워 깨짐. 우리가 이득이야 상대 봇 터졌어. 봇 공략하면 우리가 이긴다. 

그러나 그 말은 공허했다. 

-다른 라인 잘되면 뭐함? 내가 템 안 나오는데. 난 내 게임 함. 

탑 라이너는 본격적으로 상대 탑 라이너와 일기토를 시작했다. 
그리고 정글러는 채팅창을 껐는지 더 이상 봇의 신호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정도쯤 되고 나니 상대의 분위기를 노을이가 알아챘다. 
노을이는 다급하게 채팅을 쳤다.  

-정글님, 딜 카드 뽑으시고 합류하세요! 우리가 이길 수 있어요! 

그러나 아군 정글러는 들은 채도 않고 포탈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상대방 정글과 이어지는 포탈을 아군 정글에 만들어냈다. 
상대방 정글도 자신이 다 먹고 말겠다는 굳은 의지의 표현이었다. 
노을이는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머리가 어지러워지고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컨트롤이 이상해졌다는 낌새를 느낀 강주민이 채팅을 남겼다. 

-집중하세요. 왜 그래요. 

노을이는 가까스로 빠져나가려는 영혼을 붙잡았다. 
그런데, 미묘하게 이전보다 게임이 쉬워졌다는 기분이 들었다. 
상대 정글이 더 이상 봇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상대 듀오는 수성 카드를 꺼내든 노을이 때문에 3차 저지선을 뚫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아군 원딜러는 3차 저지선 앞에서 안전하게 경험치 수급을 시작했다. 
이전보다 게임이 훨씬 수월해졌다. 
무엇보다도 아군 정글러는 상대 정글까지 넘나들면서 경험치와 버프들을 싹쓸이하기 시작한 것이다. 

-펑! 아군이 적군을 살해했습니다. 
-펑! 아군이 적군에게 당했습니다. 

탑에서는 일기토가 한창이다. 
탑 라이너들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가 펼쳐지고 있었으므로 이 게임은 교착 상태에 접어들게 되었다. 
결국 이 교착 상태를 깨기 위해 움직인 것은 개득이였다. 
개득이의 레온은 미드로 움직였다. 

-펑! 아군이 적군에게 당했습니다. 

현란한 움직임으로 미드 라이너를 녹여버리고 미드 타워를 철거했다. 
개득이는 이 게임을 자신이 주도해서 빨리 끝내지 않으면 질수도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래서 바로 미드 2차 저지선을 항해 돌진했다. 
그러나 그곳에는 노을이의 아올린이 공성 데미지를 감소시키고 지속적으로 타워에 실드를 걸었다. 
죠슈아는 홀로 봇에서 경험치를 수급했다.  
죠슈아의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 

-도와줘요! 

빠른 철거를 위해 정글러에게 핑을 찍었다. 
그러나 개득이의 정글러가 응답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채팅으로 들리는 아군 미드 라이너의 채팅. 

-내 킬도 가져간 건 이해하겠는데 왜 미니언 경험치도 다 먹음? 

개득이 방송 채팅창은 뒤집어졌다. 

-핰ㅋㅋㅋㅋㅋ 브론즈 클라스 보소 
-캐리 해줘도 받을 줄을 모르네 ㅋㅋㅋㅋㅋ 

개득이는 게임 채팅을 꺼버리고 탑으로 올라갔다. 
일기토는 노을이팀 탑 라이너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개득이팀 탑 라이너는 깎여 나가나는 에너지에도 자존심 때문에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 

"아오 시발 병신새끼" 

개득이는 탑 라이너에게 후퇴 핑을 찍고 자신이 일기토 안으로 난입했다. 
스킬난사 때문에 상대는 어느새 빈사상태가 되었다. 
라이너를 죽이고 포탑을 민다. 
이 게임은 무조건 건물을 밀면 이긴다. 
아군이 도와주지 않으면 내가 한다. 
개득이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도와주지 않을 때 통하는 전략이며, 방해하면 이룰 수 없다. 
개득이 탑 라이너는 어떻게든 킬을 올리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전장을 이탈하지 않았고 상대가 죽기 전에 쓴 주문 점멸 후 궁극기에 맞았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거대한 망치가 개득이팀 탑 라이너를 지하까지 처박았다. 

-펑! 

이어지는 개득이의 킬 

-펑! 

방송창은 또 한바탕 웃음이 쏟아졌다. 

-킬 먹으려고 얼쩡거리다 궁 처막고 죽음 ㅋㅋㅋㅋㅋ 
-와 이거 코미디네. 개득아 방송명 바꿔라 빅코미디 리그 

개득이는 채팅에 반응도 못하고 같이 웃지도 못했다.  
바로 1차 저지선을 향해 돌진하는 찰나에 그곳에 또 '아올린'이 있었다. 

"아! 시발! 니가 여길 왜 오냐고!" 

개득이는 마이크가 켜져 있다는 것도 모르고 욕을 한바탕 쏟아냈다. 

-개득이 욕하는 거 봄? 
-개득이 ㅂㄷㅂㄷ ㅇㅈ? 
-ㅇㅇ ㅇㅈ 

아올린은 탑 라이너가 죽은 저지선을 보호하는 것만이 아니라 미드에서부터 미니언들을 평타로 착실히 처리하면서 경험치를 올렸다. 
어느새 상대 서폿 경험치 와는 1까지 차이가 줄었다.    
개득이는 주변을 돌아보았지만 서폿터는 미드와 함께 사이 좋게 미드 경험치를 먹고 있었다. 
모험을 해야 했다. 
결국 개득이는 상대 타워 사정거리 안으로 '다이브'를 시도했다. 
노을이도 놀랐다. 
아올린은 저항했다. 
우선 방어력 버프를 걸었다.  
그리고 포탑 사정거리 안에서 움직이며 개득이의 사정거리 밖으로 벗어나려고 애썼다. 
포탑이 아군 영웅의 피해를 감지하고 개득이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개득이의 흡혈스킬 발동 데미지만큼 흡혈하므로 포탑이 때려도 체력이 떨어지지 않는 착시를 일으켰다.  
그 순간 노을이가 주문 점멸 이동 후 광풍을 쏘아냈다. 
기절시키고 포탑이 처리하게 만들겠다는 전술이었다. 
마침 개득이의 레온도 주문 점멸, 광풍을 예측하여 피해내고 마지막 공격을 쑤셔넣는다. 

-펑! 

아올린 전사. 

"병신, 나대니까 그렇게 되는 거야." 

신들린 듯한 예측 무빙과 킬에 환호하는 채팅창 

-오오 개득이 
-크으 취한다! 주모 여기 탁주 한 사발 주소! 

그러나 체력이 너무 떨어져버린 탓에 포탑까지 철거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상대 정글러가 라인에 올 지도 모른다는 판단으로 저지선을 무너뜨리지 못하고 후퇴했다.  
그리고 아쉬운 대로 아군 정글로 들어가 경험치를 수급하려고 몬스터를 치기 시작했다. 
끄때였다. 
효과음이 들려왔다. 

-쿠오오오오오! 

노을이팀 정글러의 궁극기 발동 소리였다. 

-네가 감히! 신성한 내 정글을!!! 

언제나 그랬던 대로 궁극기부터 켜고 들어온 노을이팀 정글러였다. 
포탈을 정글에 숨겨둔 덕분에 의외의 결과가 만들어졌다. 
레온의 평타 스킬을 모두 씹어버린 정글러는 바위로 만들어진 주먹을 마구 휘둘러댔다. 

"뭐야! 뭐야!" 

개득이가 당황하고 이미 빠져버린 주문 점멸 버튼을 두드리던 그 순간에... 

-펑! 아군이 학살중입니다. 

노을이는 아군 정글러의 카드 창을 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이번에도 정글러는 공격속도 증가를 샀다. 
한타를 할 마음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한편, 이 사건은 개득이팀에 정치의 꽃이 만발하게 만들었다. 

-와 레온이 바바에게 짐? 
-바바가 포탈 간 건 알고 계심? 
-저게 다이아면 나는 마스터네 ㅋㅋㅋㅋ 

"아 시발 우리 정글러는 뭐하냐고!" 

이제까지 방치당한 정글러는 바바가 지나간 자리에 부스러기를 겨우 먹으며 연명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한 시청자가 개득이의 방송 채팅창에 진심어린 인사말을 남겼다. 

-개득아 브론즈에 온 걸 환영해. 

그러나 모두들 이 게임의 목적을 잊지는 않았다. 
게임이 심각한 상황까지 이어지게 되면 모두들 하는 말이 있다. 

-미드로 모여 

개득이팀 미드가 화해를 유도하며 팀원들을 모았다. 
이제 정치의 주도권은 '피해자' 미드에게 집중되었다. 
모두들 미드 라이너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이 기회에 화해도 해보고 게임도 이겨보자는 심정으로 모였다. 

-상대 정글러는 정글 밖으로 안 나와. 무조건 5:4각 나옴 
-ㅇㅇ 게임 시작 30분 동안 정글 밖으로 나온 적 없음. 
-저거 교육방송에서 나온 거 따라하는 거임.  

개득이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팀원들이 하나가 되었다. 
물론 곤란은 개득이만 느끼는 것은 아니었다. 
노을이는 우리팀 바바에게 연신 합류하라는 채팅을 보냈지만 그때마다 바바가 대답했다. 

-아직 풀템 안나옴. 

노을이는 게임을 하다가 상대방의 등짝을 후려치고 싶어지는 것은 처음이었다. 
아군 일기토의 승리로 상대 탑 1차 저지선이 무너진 상태였다. 
그 외에는 모두 온전했다. 
아군 탑 라이너는 돌아온 승자로서 당당하게 말했다. 

-뭐야 나 없다고 미드 봇 다 터졌네. 아 이거 내가 캐리해줘야 하나. 
-탑신병자 새끼가 합류 안 하다가 타워 터뜨리고 합류하는 거 봐라. 으 극혐. 
-그럼 탑으로 다시 갈까? 
-ㅇㅇ 

정글은 말이 없다. 
소중한 경험치들은 말도 안되는 코어 카드로 바꾼 상황이었다. 
팀워크로 따지자면 이쪽도 별반 다를 바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미드는 지켜야 한다.  
미드가 한 눈을 판 사이에 2차 저지선이 무너져버리고 3차 저지선이 상대 미니언의 포화를 맞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때쯤이면 아올린은 수성카드를 버려야만 했지만 버릴 수 없었다. 
강주민의 조슈아는 미약한 차이는 있지만 상대 원딜을 어느 정도 따라 잡았다. 
이정도면 한타를 할만했다. 
물론 어디까지 정글이 합류한다는 가정 하에서 말이다. 
포탑을 끼고 이루어지는 3차 저지선에서의 미드 한타는 긴박하게 이루어졌다. 
서로 데미지를 주고 받으며 회복을 반복한다. 
미드의 원거리 스킬이 교환되고 힐이 이루어진다. 
개득이는 그 스킬 사이를 교묘하게 피하며 포탑에 데미지를 가했다. 
그러나 그것도 방어막을 긁어내고 겨우 데미지를 넣는 수준. 
2번의 큰 싸움이 일어났지만 서로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귀환과 동시에 다시 한 번 미드에서의 공성이 계속됐다. 
어느덧 게임 시작 30분 후반, 서로 레벨을 모두 채우는 수준이 되었으며 코어 카드를 모두가 
3장까지 맞춘 상태이다. 
그러나 상대는 순조로운 출발 때문에 후반에 최적화된 카드를 뽑은 반면, 노을이와 강주민은 따라잡기 위해서 그때 그때 카드를 선택했기 때문에 최적화를 못했다. 
노을이는 광풍 한 번이라도 더 쓰기 위해서 스킬 재사용 카드를 꺼냈다.  
비참할 정도의 기분이었다. 
여전히 주도권은 당연히 상대가 쥐고 있었다. 

-정글님 제발 한타 합류해요 

노을이의 말은 이번에도 무시당했다. 
노을이는 이번에 무리를 해서라도 상대를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군에서 채팅을 쳤다. 

-이번에 상대 미드가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오면 궁을 쓸게요. 한타 일어나면 상대 서폿이나 원딜러부터 잡으세요. 

상대 원딜은 아군의 체력을 빼내기 위해서 짐작했던 대로 저지선과 거리를 좁히기 시작했다. 
그 순간 상대 측면에서 나타난 아올린이 상대를 지형으로 밀어 기절시키고 상대 미드에게 운명의 장난을 발동시켰다.. 

-그대는 모진 운명을 받아들여라! 

그때 아군 미드 라이너의 스킬들이 터져나왔다. 
스킬은 규칙 없이 사방으로 난사됐다. 
그러나 우연히도 '운명의 장난' 궁극기에 걸린 상대 미드라이너가 급히 주문 점멸을 쓰다가 그 스킬들 중 하나를 맞고 빈사상태가 되어버렸다. 
급격하게 줄어든 체력 바를 보고 아군의 이성이 마비되어 버렸다. 
아군 탱커가 상대 미드 라이너에게 다시 한 번 궁극기를 박았다. 
노을이는 비명을 질렀다. 

"안돼요!" 

상대가 죽으면 궁극기가 풀려버린다. 
그리고 주문회복력이 감소하고 한타를 버텨낼 만한 힐을 해주지 못한다. 

-공격 : 피그말리온, 공격 : 피그말리온 

연속해서 신호를 보냈으나 아군 미드 라이너의 궁이 상대 미드라이너에게 꽂혔다. 

-펑! 아군이 적군을 처치했습니다. 

바로 그 순간 상대 피그말리온의 궁이 발동됐다. 
심상치 않음을 느낀 강주민이 먼저 느꼈다. 
죠슈아가 날린 화살이 피그말리온에게 날아갔지만 피그말리온은 회피기 위상을 발동시켰다. 

"천박한 것들, 예술도 알지 못하는 너희의 인생이 가엾구나!" 

피그말리온은 갑자기 지상에 만들어진 높은 단에 올라 경멸하듯 아래를 쳐다보며 모든 스킬과 일반공격들을 무효화시켰다. 
그리고 이어지는 피그말리온의 궁. 

"나의 예술로 새롭게 태어나라"   

피그말리온의 손이 허공을 가르자 죽었던 미드라이너의 몸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미드 라이너는 다시 살아났다. 
그리고 부활한 상대 미드의 손에 소환된 수많은 불덩이들이 하늘을 가득 채워 지상으로 떨어져 내렸다. 
기절과 스킬난사에 맞고 기절한 레온이 다시 깨어나 극딜을 넣기 시작하자 아군 탱커는 그 자리에서 빈사상태가 되었다. 
탱커는 주문 점렬로 간신히 전선에서 이탈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개득이의 주문 점멸, 스킬이 빠져버린 미드라이너에게 다가온 개득이가 재빠른 평타로 딜을 넣기 시작 
  
-펑! 아군이 전사했습니다. 

강주민의 조슈아가 쉬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위상에서 내려온 상대 서폿을 향해 스킬을 난사하여 서폿을 죽였다. 
그리고 상대 미드와 정글의 공격을 신들린 듯 피하며 데미지를 축적했다. 
조슈아의 궁이 발동하면 상대 두 명을 죽일 수 있는 상태였다. 

-궁극기! 궁극기! 

아직 광풍의 쿨타임이 돌아오지 않아 평타로 시간을 버는 노을이가 채팅을 날렸다. 
그러나 조슈아가 움직임을 갑자기 멈췄다. 
갑자기 느껴지는 적막.
1초도 안 되는 사이에 상대의 미드와 원딜러가 조슈아를 향해 스킬을 조준했다. 
조슈아는 그 자리에서 녹아버렸다. 

-펑! 아군이 전사했습니다. 

강주민의 센서가 또 고장난 것이다. 
강주민은 자신의 궁극기 동작을 주먹을 쥐고 앞으로 뻗는 동작으로 정했다. 
이전에 센서가 고장난 이유는 그 동작이 거칠어 손목에 착용한 센서가 돌아가 버린 것이다. 
이번에도 똑같은 사건이 일어났다. 
노을이는 경악했다. 
알 수 없는 채팅이 떴다. 

-조 ㅣㅅ오 ㅅ네서 괒ㅇ  (죄송 센서가 고장)

가장 중요한 한타를 졌다. 
곧 삼차 타워가 밀리게 된다. 
살아남은 것은 아군 탱커와 서폿 뿐이었다. 
상대를 막을 수 없다. 


그러나, 그때, 의외의 사건이 또 터져 나왔다. 

-상대 탑 2차 저지선이 무너졌습니다. 

모두들 그제야 맵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탑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모두의 눈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굳이 근원을 따진다면 이 사건은 한 미국 유튜버에 의해서 일어났다. 
미국인 유튜버는 미국인 특유의 긍정과 실험정신으로 백도어 바바를 만들어냈다. 
공격속도 증가, 포탈, 제거한 유닛만큼 유닛에 대한 공격력 최대 3배 증가 
3개의 코어카드를 들고 맵을 종횡무진 돌아다니는 그는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다. 
그것을 아군 정글러가 보고 따라한 것이다. 
물론 풀템을 채우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는 브론즈의 신념에 따라 이제야 백도어를 시작한 것이다. 
바바는 바위 주먹을 휘둘러 보든 유닛을 한 방에 쓰러뜨렸다. 
게다가 공격 속도도 빨라서 잽처럼 뻗지만 곳곳에 바위로 분화구가 만들어질 지경이었다. 
압권은 타워에 데미지가 들어갔을 때였다. 

-퉁, 퉁, 퉁, 퉁, 퉁 

타워가 터져버렸다. 
바바는 그대로 돌진했다. 
이번에도 똑같은 패턴이었다. 
그러나 그걸 보는 상대는 모골이 송연해지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개득이는 바로 핑을 적의 3차 저지선을 향해 찍었다. 
바바보다 빨리 밀면 그만이다.  
한타도 성공했으니 우리가 더 빠르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그런 계산을 아군이 공유하지 않았다. 
개득이팀 탑라이너가 귀환을 시작했다. 
어물거리던 미드가 아군 탑라이너가 귀환을 마치자 똑같이 귀환했다. 
남아있는 것은 착한 정글러 한 명 뿐이었다. 

-돌파해! 

개득이는 아군 명이 데미지를 받아주는 사이에 타워를 녹여버렸다. 
그리고 상대의 코어로 바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상대의 3차 저지선이 무너졌습니다. 
-아군의 3차 저지선이 무너졌습니다. 

정글러의 체력은 절반이 남아 있는 상황, 상대에게는 팀원이 바로 갔으므로 오히려 더 상황이 좋을 수 있었다.   
개득이는 그렇게 판단했다. 
노을이팀 탑라이너가 코어 앞에 선 개득이에게 달려들었다. 
스킬 난사, 단숨에 빈사상태로 만들고 체력까지 흡혈로 다시 채운 상태! 

"이건 이겼다!" 

개득이는 환호했다. 
하지만 아무도 안 보고 있었던 사람이 있었다. 
그것은 평타도 별로고 스킬도 별로라 무게감이 없었던 아올린이었다. 
아올린은 이미 상대 측면에 있었기 때문에 직선 경로를 통해 코어로 갈 수 없었다. 
그래서 한 가지 모험을 하기로 했다. 
바바가 정글에 설치해 둔 포탈을 타기로 한 것이다. 
아올린은 바바가 지나간 분화구의 밭을 건너서 상대편 코어까지 도달했다. 
그리고 준비한 세 번째 카드를 꺼내들었다. 

-스킬 재사용, 스킬을 사용한 후 3초 이내에 다시 한 번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스킬의 데미지는 50%만 적용됩니다. 
아올린이 막 도착한 순간에 바바는 상대가 때리고 있건 말건 간에 상대 코어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퉁, 퉁, 퉁, 퉁 

코어의 체력이 미친 듯이 깎여 나갔다. 
그러나 반이 남은 상태에서 상대 탑라이너의 스킬이 적중해 기절을 일으키고 미드라이너의 데미지에 피가 손톱만큼 남았다. 
그때 광풍이 밀어닥쳤다. 
광풍이 일어나 상대 둘을 코어로 밀어 기절시켰다. 
그러나 노을이는 바로 스킬을 사용하지 않았다. 
숨을 한 번 몰아쉬면서 1.5초를 기다렸다. 

"후~~아~~" 

그리고 기절이 끝난 적에게 다시 한 번의 광풍 다시 한 번의 기절. 
바바는 다시 바위 주먹으로 철거를 시작했다. 

-퉁, 퉁, 퉁, 퉁 

약 팀의 코어가 거의 동일하게 무너져 갈 무렵에 아주 미약한 아올린의 평타 한 방이 상대의 코어로 투사체가 되어 유유히 흘러들어갔다.
그 한 방이 승리와 패배를 갈랐다. 

-펑! 

-승리 

상대팀, 다시 말해 개득이팀의 코어가 먼저 터져버렸다. 
모두들 이 상황에 입을 벌리고 말이 없었다.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것은 개득이 방송의 채팅창이었다. 

-코어 피 1남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 
-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걸 짐? 

개득이는 말을 잃었다. 
그리고 키보드를 내리쳤다. 
자판 알갱이들이 캠을 가득 채웠다. 

"아! 씨바알!!!" 

-이야 우리가 개득이 샷건을 보게 되는 날이 오게 될 줄은 ㅋㅋㅋㅋ 
-참교육이 당한다는 거였음? ㅇㅈ? 
-ㅇㅇ ㅇㅈ ㅎㅎ 
-브론즈에 왔으면 브론즈의 룰을 따라야지 ㅋㅋㅋ 브론즈에서 교육 제대로 받고 가네 ㅋㅋㅋ 

이 사건은 두고두고 회자가 되어서 '개득이 참교육 사건', 혹은 '개득이 샷건 사건'으로 불리게 되었다. 
모두들 바바의 큰 그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떻게든 이 게임이 무너지지 않도록 막아낸 아올린과 죠슈아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노을이는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점수판에서 노을이의 눈앞에 있던 브론즈 표시가 바람 가르는 소리와 함께 실버 표시로 바뀌었다. 

"이얏호!" 

노을이는 pc방 사람들이 깜짝 놀랄만한 비명을 지르고는 문을 박차고 나가 김홍도 사장에게 뛰어가 안겼다. 

"됐어요! 실버! 아저씨! 나 실버 달았어욧!" 

사장은 민망하다는 표정으로 노을이를 밀어냈지만 노을이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노을이는 한참 있다가 모두의 시선을 느끼고 나서야 조용히 얼굴을 붉히며 자기의 자리로 돌아가 짐을 챙겼다. 
그리고 인사를 남기고 황급히 나가버렸다. 
그 자리에 김사장과 강주민만이 남았다. 

"쟤 아이디가 'godness'예요?" 
"그건 왜 물어? 치근덕거리면 죽는다." 
"맞죠?" 
"맞아볼래?" 

강주민은 넋을 잃은 표정으로 노을이가 지나간 자리를 보고 있었다. 
센서가 망가지고 한타를 지고 나서, 게임이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아올린의 상황 판단 덕분에 게임이 뒤집혔다. 
우연일까? 
강주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노을이와 했던 게임 내내 아올린의 움직임이 놀라웠기 때문이다. 
상황 판단력과 피지컬 모두를 가지고 있었다. 

"실버가 이정도 게임이면 다이아는 어느 정도야?" 

그는 두 가지 실수를 하고 말았다. 
하나는 노을이를 기준으로 판단한 것이며, 하나는 센서를 부숴먹은 것이었다. 
곧 자리를 정리하려던 김사장의 입에서 육두문자와 함께 또 다시 고함이 튀어나왔다. 

"이 새끼가 기어코 또 센서를 부숴먹었네. 너 빨리 일루 안 와?" 

강주민은 자신의 짐도 챙기지 못하고 pc방 밖으로 황급히 뛰쳐나갔다. 
이 게임은 여러 가지 측면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홉스가 보았다면 "거봐라 세상은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이야"라고 말했을 테고 아담 스미스가 보았다면 "거봐라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니까"라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노을이에게는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이었다.


-1장 노을이의 승급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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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쉽니다! 다음 주 화요일에 뵙겠습니다.

<설정>
‘카드 덱’ 시스템은 아이템 시스템과 동일합니다.
다만 아이템은 게임을 시작하고 나서 선택권이 무수하지만 
카드 덱 시스템은 게임 시작 전에 5장의 카드를 준비하고 그 중에서 3개만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게임 전에 이 게임에서 살 아이템을 미리 고른다는 개념으로 보시면 됩니다.

<차회 예고>

AOS게임은 5명이서 하는 게임이죠. 이제 정글러를 만나러 가 봅시다! 
인간, 남캐, 16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