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너두 같이 왔으면 좋았을 걸… 여기 진짜 공기 좋아."

"야. 왜 이래. 나 이래 봬도 시골 출신이그든? 그리고 네가 참 공기 질 따지고 그러겠다. 실토하시지그래?"

"어. 진짜 심심해죽겠다. 엄마랑 괜한 약속을 해서 이게 뭔 고생이람. 여긴 어떻게 그 흔한 피씨방도 하나 없냐? 그러니까 명기 너랑 같이 왔으면 좋겠다는 거 아냐."

"야 임주빈. 결국, 그게 목적이었군. 자기 심심할까 봐 그렇지? 그래도 오랜만의 방문이라고 했으니, 간 김에 마음 좀 깨끗하게 정화하고 와라. 끊어."

"쌀쌀맞은 년. 이따가 또 전화 할게."

주빈은 작은 성당 앞에서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백여 미터 떨어진 텃밭에서 자신에게 눈을 떼지 못할 부모님의 시선이 안 봐도 느껴진다. 주말농장은 사실 구실에 지나지 않았다. 부모님은 이번 기회에 주빈이 다시 성당을 나가길 간절하게 바랐다. 좋은 딸이 되겠다고 덜컥 약속은 했으니 기대를 저버리긴 쉽지 않았다. 

미사에 참여하려면, 꼭 한번 고해성사를 해야 한다. 집에서 가까운 성당이 있지만, 또래 애들이 여럿 다니고 있어서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는 그 애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아직은 신경 쓰였다. 마침 두 분이 가끔 내려오시던 변두리 주말농장 근처에 작은 성당이 있었고, 그곳이라면 아는 이 없이 고해성사를 후딱 치러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덜컥하겠다고 약속은 했지만, 막상 성당 앞에 서니 용기가 나질 않았다.
아빠가 어서 들어가라고 손을 흔든다. 주빈은 마지못해 문을 열고 성당 안으로 들어섰다. 사람이 없길 바랐는데… 그래야 고해성사 전에 혼자 무릎 꿇고 앉아 참회의 기도 비슷한 거 흉내라도 내 볼 수 있지 않은가.

제대 앞에는 나이가 퍽 들어 보이는 노신부와 젊은 청년 하나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신부는 엉거주춤 들어오는 그녀를 보고 잠깐 기다리라는 손짓을 보냈다. 그녀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제대에서 멀리 떨어진 벤치에 앉아 아담한 실내를 둘러 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시선은 언성이 조금씩 높아지는 청년으로 옮아갔다. 그녀를 의식했는지 청년이 고개를 돌려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 주빈은 그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얼굴이 화끈해지는 걸 느꼈다.

'와. 저 오빠 뭐야. 진짜 잘생겼다….'

은색 머리가 빛나는 청년은 잘나가는 아이돌 그룹 멤버처럼 여자애들이 한눈에 반할만한 외모였다. 주빈은 참회의 기도 따위 모두 잊어버리고 그를 훔쳐보느라 온 정신을 팔았다.

"조 신부님은 친구셨잖습니까. 이럴 때 나서주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 애덤스 신부를 위해 기도를 드리겠네."

"지금 필요한 것이 정말 기도뿐입니까? 이럴 줄 알았다면 조 신부님을 찾아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을 겁니다."

"자네 구마 사제가 되려고 한다 했던가."

"그렇습니다!"

"자네, 본인의 화도 통제하지 못하면서 누굴 돕겠다는 것인가. 기도하게. 끊임없이 기도하면 하느님이 길을 알려주실걸세."

"그 말씀이 제게 해주실 수 있는 전부라면 전 그만 돌아가겠습니다."

조 신부는 인사도 하지 않고 돌아서는 청년을 안타깝게 바라보다가 그를 불러 세웠다.

"이거 가지고 가게."

조 신부는 30센티 길이 정도 손때가 많이 탄 나무 십자가를 청년에게 건넸다.

"십자가라면 저도 많습니다. 그럼…"

"가지고 가게. 자네처럼 천방지축 날뛰던 그 시절 그래도 나를 지켜준 소중한 십자가라네."

청년은 한숨을 쉬고 마지못해 십자가를 받았다. 라틴어의 성경 구절이 아로새겨진, 한눈에 봐도 오래된 십자가였다. 그가 주빈을 지나치려 할 때 주빈이 벌떡 일어났다.

"저…저기"

청년은 잠시 멈춰 서서 의아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거기 학생. 볼일 있어서 온 것 아닌가?"

조 신부가 주빈을 불렀다. 주빈이 조 신부에게 인사를 하는 사이 청년을 뚜벅뚜벅 걸어 성당을 나갔다. 주빈은 사라지는 그의 뒷모습을 아쉬운 듯 바라보았다.

'아…완전 내 스타일인데….'

"무슨 일로 왔지?"

조 신부가 다가와 자상한 얼굴로 물었다.

"고해성사 하려구요!"

주빈은 청년의 전화번호를 묻지 못한 게 마치 조 신부의 탓인 것처럼 발끈하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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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누가 다녀갔다고요?"

"웬 땡중인데 수염도 덥수부리하니 수상하더라고요. 다짜고짜 사무실로 찾아와 대천모님과 잘 아는 사이라면서 만나겠다고 떼를 쓰더군요."

"대천모님 백일기도 들어가셨다고 말씀드렸고요?"

"그럼요. 그런데도 반나절을 기다려 점심까지 얻어먹고 돌아갔습니다. 육개장을 마다하긴커녕 고기 좀 듬뿍 넣어달라고 하는 거 보니 아무래도 가짜 중이지 싶어요."

종단 사무원은 그 광경을 회상하는지 피실피실 웃었다.

"뭐가 그렇게 우스워요?"

"아까 그 땡중 말이에요. 명색이 스님 행세를 한다는 사람이 목에 은 십자가를 걸고 있지 뭡니까. 내 웃음 참느라 혼났어요."

명신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사무원에게 물었다.

"혹시 김중만 성도님 어디 계신지 알고 있나요? 그분 천신단에 귀의하시기 전에 승려였다고 하셨는데, 그분이라면 뭘 좀 알고 계시지 않을까요?"

"아. 그러지 않아도 중만 성도님이 오셔서 일을 수습해주셨죠. 그 땡중 점심을 얻어먹고도 안가겠다고 버티다가, 중만 성도님이 데리고 나갔어요. 아니면 대천모님 기도 끝나시는 백일동안 여기서 죽치고 앉을 기세더라구요."

"중만 성도님은 아직 안 돌아 오셨고요?"

"네. 내일 행사 준비 때문에 일이 많으실 텐데 늦으시네요?"

사무실을 나와 강당으로 향하는 내내 명신은 께름칙한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그 시각 십자가를 목에 걸고 있다던 괴승과 중만은 시내의 허름한 주점 구석 자리에서 밀담을 나누고 있었다.

"팔로 스님. 그렇게 불쑥 찾아오셨다가 사람들이 눈치라도 채면 어쩌시려고요."

"껄껄껄, 중만 이 사람 이제 천신단 사람 다됐군그래?"

"무슨 그런 말씀을요. 저는 오로지 사형만을 쫓을 뿐입니다."

중만은 고개를 깊숙이 숙여 팔로에게 자신의 충성심을 보였다.

"그래, 위태천의 힘을 직접 이용할 묘책은 찾으셨는가. 역시 명화주와 담판을 짓는 게..."

"어림없습니다. 대천모님 아니, 명화주를 직접 만나셨다고 해도 그 힘을 가로채긴 쉽지 않을 겁니다. 대천모의 공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으흠…"
한숨과 함께 팔로의 얼굴에 깊은 내 천자 주름이 잡혔다.

"하지만,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중만은 주위를 한번 건성으로 훑어보더니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상체를 바싹 끌어당겼다.

"명화주가 위태천의 힘을 손녀에게 넘기려고 준비한다는 소문이 오래전부터 있어요."

"손녀?"

"예, 아직 신내림을 받은 건 아닌 거 같은데, 걔가 가끔 신을 받는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자네 말은, 그 애에게 신이 내릴 때를 이용하면 된다?"

"그렇죠. 게다가 명화주처럼 힘을 콘트롤 할 수 있는 공력은 없으니 오히려 조종하기 쉽지 않겠습니까?"

"그래. 그 애는 지금 어디 있나? 명화주와 함께 있는 건가?"

"하늘이 우릴 돕는가 봅니다 사형. 걔가 올해 독립해서 서울로 올라갔다고 합니다. 천신단 내에서도 워낙 극비로 다뤄지는 일이라 저도 얼굴은 본 적이 없지만, 사는 곳이 어디인지 대략은 알아냈습니다."

"허 이 사람. 그럼 여기서 이러고 있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당장 서울로 가세."

두 사람은 푸짐하게 남은 음식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자리에서 황급하게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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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뭐하느라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아…뭐야. 왜 벌써 왔어?"

부스스한 머리에 눈이 반쯤 감긴 명기는 방문을 열자마자 냅다 쏘아붙이는 주빈을 바라보며 하품을 했다.

"몇 신데 아직까지 자고 있는 거야."

"그런데…너 어떻게 들어왔어?"

"뭐야. 니가 지난번 도어락 비밀번호 알려줬잖아."

"아…그랬나. 나 어제 새벽까지 잠을 못 잤어. 우리 영화 보기로 한 거 저녁때 아니었어?"

"날씨도 좋은데 그때까지 시간 죽이기 아까워서 그렇지. 영화관 가기 전에 액세서리 좀 보자. 내가 잘 가는 샵에 신상 들어왔대."

"아이. 무슨… 난 좀 더 잘래."

"야 야. 그것보다 내 말 좀 들어봐."

주빈은 졸음에 휘청거리는 명기의 팔을 당겨 억지로 의자에 앉혔다. 

"어제 완전 대박이었어. 나 어제 용인 주말농장 갔을 때, 거기 성당에 갔다고 했잖아. 와! 대박. 어떤 오빠를 봤는데 거짓말 안 보태고 완전 연애인. 역대급 존잘!"

흥분을 감추지 못해 침을 튀는 주빈과 달리 명기는 감기는 눈꺼풀을 감당하지 못해 고개가 휘청거렸다.

"야. 너 듣고 있는 거야?"

"…듣고 있어. 그래서…뭐 전화번호라도 땄어?"

"아니 그게….."

주빈이 잠시 그를 상상하는 사이 명기의 고개가 풀썩 넘어갔다.

"명기! 너 진짜 이럴꺼야?"

"아아… 안 되겠다 쭈빈. 너 먼저 가서 쇼핑하고 있어라. 난 좀 더 자다가 천천히 나갈게. 있다가 홍대 멀티플렉스 앞 카페 구디스에서 6시에 보자."

"으이그 게을러터진 년. 알았어. 늦으면 죽는 거 알지?"

이미 침대로 기어들어 간 명기가 베개에 머리를 묻으며 말했다.

"알았어. 야 나갈 때 현관문 잘 잠겼는지 확인하고 가. 요즘 문이 잘 안 잠…."

주빈은 그새를 못 참고 곯아떨어진 명기에게 인상을 한번 쓰고 곧 집을 나왔다. 문을 닫은 후 자동으로 잘 잠겼는지 두세 번 당겨 확인했다. 그녀는 내려오는 엘리베이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총총히 달려갔다.
복도 옆 계단에 숨어있던 팔로와 중만은 명기의 아파트 앞에서 호수를 확인한 후 시선을 교환했다.

"방금 나간 애가 맞지?"

"그럴 겁니다. 혼자 산다고 그랬거든요."

그들은 주빈이 사라진 방향을 따라 잰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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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는 벽에 걸린 시계를 올려다보았다.
약속 시각까지는 아직 30분 정도 여유가 있다.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음에도 -그 녀석은 약속 시간을 지키는 법이 없으니까-자신도 모르게 만나기로 했던 장소에 이미 들어와 버렸다. 지난번 보고 6개월 만인가? 녀석과의 만남은 늘 껄끄럽다. 해원이 그렇게 된 것이 자신의 탓이라고 끊임없이 상기시켜주는, 해원을 꼭 닮은 눈 때문에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아픈 은결.

해원의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인가. 녀석이 울면서 그렇게 말했다. 누나가 아픈 게 자신은 견딜 수 없다고. 앞으로 형이 누나를 지켜달라고. 어린 녀석이 자신도 부모를 잃은 슬픔의 한복판에 있었으면서 마치 해원의 보호자라도 되는 양 그런 말을 했다. 그런 녀석이 대견하기도 했고, 가엾기도 했었다. 진기는 녀석의 어깨를 두 손으로 꽉 움켜쥐며 약속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누나를 지켜주겠다고. 
그리고 그 하나의 약속을 결국 지키지 못했다.

누나에게 일어난 일을 들었던 녀석은 간병을 뒤로하고 구마 사제가 되어 직접 누나를 구하겠다고 미국으로 떠났다. 다시는 안 볼 사람처럼 굴더니 어쩐 일로 녀석이 먼저 연락을 해온 걸까. 한바탕 저주를 퍼부을 대상이 필요한 건가. 아니면 해원의 신변에 무슨 일이라도? 진기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진기가 은결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을 즈음, 은결은 지하도를 빠져나와 막 홍대의 카페 골목 입구로 접어들었다. 스쳐 가는 여자들은 한 번씩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은결은 그런 뭇 시선에 익숙한 듯 늘 하던 대로 헤드폰을 쓰고 편안하게 걸었다.

악세사리 샵에서 새로 들어온 목걸이에 정신을 팔고 있던 주빈이 쇼윈도 바깥으로 지나가던 은결을 발견했다. 그녀는 깜짝 놀라 겨드랑이에 끼고 있던 액세서리가 담긴 종이봉투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죄송합니다. 다음에 다시 올게요."

그녀는 봉투를 주워 건네는 점원을 보지도 못하고 가게를 뛰쳐나왔다.

"저기, 이거 가져가셔야죠!"

점원이 이미 계산된 봉투를 들고 쫓아 나와 소리쳤지만, 소리를 듣지 못했는지 그대로 은결이 향한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아니면 소리를 들었으되, 자신의 심박 소리에 압도되었을 수도 있다.

'이건 운명이야. 아니면 이렇게 다시 마주칠 수가 없어. 어쩜 내게 이런 일이!'

주빈은 그와 10여 미터의 간격을 유지하며 집요하게 따라붙었다. 가끔 그를 바라보는 여자들의 시선은 은결보다 주빈이 더 신경 쓰고 있었다. 그가 눈치 챈 걸까. 힐끗 뒤를 돌아보는 것 같더니 걸음이 빨라졌다. 주빈도 그에 맞추어 속도를 높였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은결이 별안간 방향을 꺾어 좁다란 골목으로 들어갔다. 주빈은 행여나 그를 놓칠세라 거의 달리다시피 골목으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그녀가 골목으로 막 들어섰을 때, 은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어디로 사라진 걸까. 주빈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골목 깊숙한 곳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때 건물 계단에 숨어있던 은결이 튀어나오며 주빈의 앞을 가로막았다. 주빈은 '끽-' 숨 삼키는 짧은 비명을 질렀다.

"뭐냐 너. 왜 날 쫓아 오는데."

"아. 아니 그게…"

"따라오지 마라."

"…"

운명적인 재회를 상상하며 준비했던 말이 많았는데, 막상 인상을 쓰고 있는 그 앞에서 그 흔한 인사말조차 건넬 수가 없었다. 게다가 스토커 취급을 받는 자신이 한심하고 억울했다. 주빈이 그렸던 만남의 순간은 이런 게 아니었다.

"저기…어제 성당에서 우리 만났었는데…"

"그래? 그런데 무슨 일?"

"아니… 그쪽 아니 오빠 괜찮으심 전화번호…"

"관심 없으니까 따라오지 마. 분명 경고했다."

차갑게 한마디를 내뱉고 은결은 등을 돌려 골목을 빠져나갔다. 마치 급소를 맞은 것처럼 주빈은 그 자리에서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아니, 지가 잘 생겼으면 잘생긴 거지 그렇다고 사람을 이렇게 우습게 봐?'

뒤늦게 뿔 딱지가 난 주빈은 그 앞에서 한마디 톡 쏘지 못한 게 못내 억울했다. 욕을 먹더라도 할 말은 해야겠다. 그게 임주빈이니까. 그녀가 콧김을 씩씩 뿜으며 은결을 쫓기 위해 골목을 벗어나려 할 때 별안간 들이닥친 두 사내가 그녀를 막아 세웠다. 수염이 제멋대로 자란 늙은 중이 대뜸 물었다.

"니가 명기라는 애냐?"

"누..구세요 아저씨들은?"

팔로가 징그러운 웃음을 보이는 순간 그의 억센 팔이 주빈의 뒷 목덜미를 낚아챘다. 비명을 질렀지만, 어디를 눌렀는지 소리는 외마디로 끊겼고 몸은 마비되어 움직일 수 없었다. 팔로는 골목 바깥쪽을 한번 쳐다 보고 나서 주빈의 등 뒤에 섰다.

"사형. 서두르시죠. 사람들이 옵니다."

팔로는 작은 침이 달린 단추를 주빈의 대추혈에 꽂았다. 순간 주빈의 눈에 초점이 사라지며 넋이 나간 사람처럼 입이 살짝 벌어졌다.

"자. 앞으로 가자."

팔로가 나지막이 말하자, 주빈은 순순히 그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혼자 걷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