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메타버스와 이세계 아이돌.
메타버스에 대한 담론이 나올 때 약간 뜬구름잡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이세계 아이돌을 보니까 대충 메타버스가 실체가 있을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VR유튜버 자체는 새로운 개념은 아닙니다. 태초에 키즈나 아이가 있었고, 키즈나 그 외에도 많은 버추얼 유튜버들이 있습니다. 버추얼 유튜버로서는 사실 이세계 아이돌은 새로울 건 없죠. 기술적으로도 대단한 건 없고...
이세계 아이돌이 다른 버추얼 유튜버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버추얼 유튜버 그룹이 형성되는 과정이 가상공간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오디션도 VR챗을 통해 진행하고 이게 생중계되었습니다.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도 VR챗에 구현된 공간에 3D아바타를 착용한 사람들이 모여 상호작용하며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이건 VR관련 기술을 출력에만 이용하는 여타의 VR유튜버들과 다른 지점이라고 봅니다.
사실 여전히 VR을 비롯한 메타버스 관련 기술은 아직 미성숙합니다. Re : Wind 메이킹 영상만 봐도 아바타가 배경과 상호작용하지 못하여 신체 일부가 묻히거나, 몸이 이상하게 베베 꼬이는 장면도 있습니다. 녹음 같은 경우도 별도의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이고, 군무 씬은 모션캡쳐와 모델의 통해 만들어졌습니다. 여전히 메타버스 기술은 조잡하고 소꿉놀이 같은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럼에도 꽤 괜찮은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이건 우왁굳이 구축한 '왁타버스' 덕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왁굳은 에전부터 이른바 고멤(고정멤버)들과 함께하는 컨텐츠를 진행했고, VR챗에서도 소꿉놀이같은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진행했습니다. 이 소꿉놀이는 자연스럽게 우왁굳을 중심으로 구성된 관념적 세계에 서사와 의미를 부여했고, 이 세계는 왁타버스라고 명명됩니다. 미성숙하고 조잡한 기술로 구현된 세게임에도, 왁타버스에 부여된 의미와 서사는 시청자들과 참가자들이 세계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기제로서 작동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왁타버스 라는 관념적 세계 안에서 이세계 아이돌이라는 아이돌이 탄생한 거죠.
메타버스를 구현하는데 기술도 물론 중요하지만, 기술만큼이나 기술로 구현된 세계에 사람들이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흔히 메타버스 세계에서 무엇을 하느냐 하지만, 세계에 의미가 부여된다면 무언가는 그 곳에서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라는 뻘소리를 의식의 흐름에 따라 썼습니다.
댓글
8개 댓글 쓰러가기요즘은 그냥 투기나 주가펌핑하면서 분위기 조장하는 목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정작 올드게이머들이나 게임계에서 오래 있었던 개발자/기획자들은 굉장히 심드렁한 편이죠.
경영자나 회계하는 사람들 투기하는 사람들이나 어떻게 이거 돈벌이로 활용이 가능할까 고민중일뿐.
놀이공원의 범퍼카는 전기와 모터로 작동하고 사람이 탑승하고 조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전기자동차' 라고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놀이공원의 범퍼카와 테슬라의 전기차는 본질적으로는 같을지라도 할 수 있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제가 이세계 아이돌에서 주목한 건 가상 공간을 테마파크가 아니라 일종의 작업실로 활용했다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메타버스 담론에서 말하는 메타버스의 한 모습이 아닐까 하는 겁니다.
울온이나 와우까지 갈 것도 없이 메타버스로서의 포텐셜은 포트나이트나 로블록스 vr챗 등의 수많은 선구자들이 보여줬습니다.
겨우 일개 유튜버 하나가 큰 영향을 줬다고 할 정도로 허접하고 작은 판은 아니에요.
메타버스라는 담론이 의심받는 이유 중 하나가 메타버스의 효용이 존재하느냐 하는 겁니다. 이세계 아이돌과 관련된 많은 작업들이 VR챗이라는 플랫폼에서 이루어졌고, 그 작업의 결과물이 유의미한 형태로 세상에 공개됐습니다. 많은 의사소통과 상호작용 및 여러 사건들이 VR챗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세계로의 메타버스는 존재하고, VR챗이라는 작업장을 통해 형태를 갖춘 결과물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플랫폼으로서의 효용이 존재함을 입증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겁니다.
제가 우왁굳의 작업물에서 흥미롭게 봤던 부분은, 가상세계에서의 쌍방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작업을 했다는 부분입니다.
https://youtu.be/6iMYjfPIPn8
작업 영상을 보면 단순히 모션을 따는 것이 아니라 vr챗에 만들어진 공간에서 디렉팅을 하고 연기를 하고 카메라 앵글을 움직입니다. 일방적인 전달매체(Media)가 아닌 상호작을 하고 협업을 하고 무언가를 만들어 가치를 창출하는 세계(Universe)로서 VR챗을 이용한 거죠.
제가 인식하는 세계에서 메타버스 관련 기술을 단순 미디어가 아닌 말 그대로 하나의 세계로서 활용하여 무언가를 만들어 현실세계에 끌어 올린 건 우왁굳과 이세돌이 유일합니다.
말씀하신 포트나이트의 콘서트는 포트나이트라는 게임을 미디어로 이용한 거지 상호작용하는 세계로서 활용한 건 아니라고 봅니다.
VR Chat이라는 게임이 제공하는건 단순한 space 고 버튜버들이 제공하는 컨텐츠는 사실 다른 스트리머들이랑 다를게 없죠 받아들이는 재미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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