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레딧이나 북미포럼에서 부쩍 '토렌트를 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라는 소리를 많이 봅니다. 약 4개월전 특유의 레이아웃과 RSS 편의성덕분에 많은 이용자를 모으고, 전세계에서 가장 큰 토렌트 저장고로 알려진 KICKASS 토렌트가 문을 닫았습니다. 창립자가 지난 6월 폴란드 경찰에 의해 붙잡혔고 미국으로 넘겨졌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이는 많은 토렌트 사이트들에게 경고가 되었습니다.

 

 토렌트를 근절하려는 노력은 2010년 대 이후로 가시화되었습니다. 초기에는 이 자유롭고 광범위한 P2P 시스템의 악순환을 끊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보였습니다. 토렌트 사이트들의 운영자들은 전 세계에 거주하고 있고 전 세계(특히 미국)을 상대로 해적질한 컨텐츠를 팔아넘기고 있기 때문에 엄청난 수준의 국제적인 공조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게다가 나라마다 저작권에 대한 법이 각기 다르고 일반적으로 자국내에서 범죄가 아닌 일로 외국에서 범죄인인도나 체포를 요청해오면 거절하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토렌트 사이트의 운영자와 시더, 트래커들은 자신이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죠.

 

 그러나, 지적 재산권을 지키려는 국제적인 공조는 많은 우려를 뒤로하고 큰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범 EU적으로 지적재산권에 대한 각종 법률을 마련하라는 권고가 만들어지고, 이런 종류의 인터넷 해적질에 대해 간편하게 고소하고 벌금을 매길 수 있는 시스템이 확립되어갔습니다. 이 방면에서는 독일이 아주 성공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독일에서 토렌트 이용은 매우 리스크가 커서 VPN 등 각종 우회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으면 단 한 번의 토렌트 시딩과 리칭으로 수십유로의 벌금고지서를 보는 것이 어렵지 않은 일이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토렌트 이용은 감옥에 갈만한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한 번의 클릭으로 한화로 수십만원의 손해와 범법기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면 껄끄러운 일이 아닐 수가 없겠죠. 또한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거대 토렌트 저장고가 무너져 내린 소식들은 연이어 들려오고 있고(KICKASS 토렌트 이후에 가장 거대했던 토렌트 사이트인 TORRENTZ도 문을 닫았습니다.) 많은 나라들은 토렌트에 맞서는 싸움을 점점 현명하게 하고 있습니다.

 

 또한 토렌트 진영은 스스로 무너지고 있기도 한데, KICKASS 토렌트가 무너진 이후에 우후죽순 생겨난 모방사이트들은 겉으로는 멀쩡해보이나 실제로는 토렌트 이용에 회원가입을 요구하고 회원가입절차에 신용카드 번호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다른 토렌트 사이트들은 검색 한 번을 하는 데 5번의 광고팝업을 견디어야만 하는 경우도 있죠. 레딧에서는 이런 사이트들 때문에 토렌트에 질려간다는 성토가 많습니다. 또한 시딩이 너무 위험한 일이 되어버려서 인기드라마의 full season 토렌트는 예전같으면 몇 년이 지나도 10명 이상의 시더를 안정적으로 유지했었으나. 지금은 시더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다행힌 상황입니다. 토렌트로 드라마를 보는 게 실시간으로 TV프로를 찾아보는 것과 다를 게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이것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토렌트가 전성기를 달리기 이전처럼 폐쇄적이고 초대장이 있어야만 가입할 수 있는 토렌트 사이트들이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폐쇄 토렌트 사이트 중 가장 큰 규모라고 알려진 Demonoid가 킥애스 토렌트가 무너진 이후에 얼마간 회원가입을 오픈했었죠.

 

 검색엔진들의 변화도 인상적입니다.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각종 검색엔진(구글 등)에 특정 드라마나 영화의 제목을 치면 가장 인기있는 토렌트 사이트의 토렌트로 연결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었습니다. 이는 토렌트 이용을 촉진시켰고 더 많은 사용자를 불러모았고 더 자료를 쉽게 다운받을 수 있는 시너지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최근 검색엔진이 토렌트 Search에 있어서 보여주는 능력은 실망스럽습니다. 토렌트 검색분야에 있어서 검색엔진의 능력이 퇴보했다는 소문은 공공연합니다.

(* 검색엔진의 능력이 최근 몇 년간 전반적으로 퇴보해가고 있으며 의도적으로 서민들로부터 정보를 유리시키고, 정보에 돈을 지불할 수 있는 계층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간다는 음모론이 유행하는 것도 이런 주장에 한 몫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유롭고 저렴하며 접근성이 좋은 각종 VOD나 스트리밍(아마존,훌루,넷플릭스,구글,애플스토어 등)가 불법 다운로드를 유의미하게 줄였다고 말하고 있지만, 열성적인 토렌트 시더들의 마음을 돌린 것이 과연 다른 유료 서비스의 부상뿐이었을까요? 인터넷 검색으로 5초만에 무료로 접근할 수 있는 공짜 드라마들과 영화에 대한 유혹이 겨우 스트리밍 서비스에 밀려 굴복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쉽게 컨텐츠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불법 다운로드로 부터 사람들의 마음을 많이 돌려놓긴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쉬웠던 불법 다운로드를 어렵게하려는 노력이 병행되었기에 지금과 같은 성과를 내지 않았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