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운동과 펜스 룰에 대한 글을 보다가 문득 '전통적인 성 윤리관'이 한번쯤 해체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더군요.
 
예전에 마리텔인가 어디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성 예능인이 드문 이유가 예능PD들이 대부분 남성이고, 이 때문에 여성 예능인들과 긴밀한 정서적인 교감을 쌓기 어렵다.' 라는 식의 분석을 했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이게 예능 PD들이 의도적으로 펜스 룰에 따라 행동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펜스 룰과 비슷한 거죠. 기득권을 잡은 남성들이 어떤 악의나 차별의식이 없더라도 여성을 대하는데 조심하다 보니 일종의 벽이 생긴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전통적인 성 윤리관'이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전통적인 성 윤리관에서 여성은 특별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며, 사회의 구성원은 여성이 가진 특별한 무언가를 지켜야 할 것을 요구합니다. 여성은 여성들이 가진 특별한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남성에게 방어적이 되는 것이고, 남성 또한 여성이 가진 특별한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조심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여성이 가진 특별한 무언가를 지키기 위한 여러가지 합목적적인 행위들이 남성과 여성 사이의 심리적 벽을 만들고, 이 벽은 남성이 가진 기득권이 여성에게 전파되는 것을 막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위에서 언급한 여성 예능인들이 활약하기 어려운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루어지지 않나 싶습니다. 특히 적극적인 펜스룰은 남성의 방어적 행동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이 벽을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거죠.
 
뭐, 그래서 '여성은 특별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고, 사회는 이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라는 전통적인 성 윤리관을 한번 재고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