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장 인물 소개

아포포(22, 패트롤 리더): 붉은 털/흑녹색 망토. 족제비 전쟁에 많은 공훈을 세워 어린 나이에 패트롤리더라는 높은 직위에 올라갔다. 사회적인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쥐들의 생명을 소중히 한다.

폼페이오(30, 가드 패트롤): 애쉬블루 털/빨강 망포. 부모님은 지도제작자이며, 뛰어난 정찰자이다. 하지만 남의 길로 가지 않으려 하기에 가끔 길을 잃기도 한다. 아포포를 돕는지 아닌지 의중을 알기 어려울때가 많다.

콩키스타돌(21, 가드 패트롤): 흰 털/금색 망토. 쥐가 포식자임을 증명하려는 특이한 쥐. 

유리(33, 가드 마우스): 회색 털/겉은 녹색에 속은 검정인 망토. 패트롤 리더였으나 과거 자신의 기준으로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작전을 시행하여, 계급이 강등되었다. 승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자신의 기준점을 세상이 받아들이도록 세상을 바꾸려는 꿈을 꾸고 있다.

퀸 비(15, 새내기): 꿀색 털. 아포포의 제자로 아포포의 과거 진실을 알고 있다. 아포포를 돕기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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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비는 락헤이븐의 입구부분 경비탑에 올라와있다. 가을철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만큼 더운 날씨였다. 도대체 이 폭염은 언제까지 지속될지 속이 타들어간다. 폭염으로 작물들이 제대로 자라지 않기 때문이다.


03화
1193년 가을
약초의 녹색과 독초의 녹색


수십마리의 쥐들이 숲 속에서 술 잔치를 벌이고 있다. 이건 생쥐사회에서는 일반적이지 않은 일이다. 그 중 5명의 경비대원이 눈에 띈다. 이들은 그웬돌린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엄청난 수의 쥐들을 이끌었다. 술이 돌아가며 이들은 그동안의 일을 회상한다. 한 달 전 그웬돌린의 사무실에서 이들은 그웬돌린에게 임무를 받았던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가을축제에 맞춰 수막항에서부터 스프러스턱까지의 포도주를 운송하는 임무를 받았을땐 다들 너무 놀랐었다. 영역의 북동에서 남서로 끝과 끝을 가로지르는 임무였기 때문이다. 수막항에서 포도농사를 마친 농장주 알리바바와 40인의 노동자를 설득해 여행을 결정한 이야기, 폼페이오가 지나는 마을에서 축제용 포도주를 당초 분배량보다 넉넉히 나눠주며 간이 축제를 벌이며 아포포의 미담을 하는 바람에 각 마을에서 20여명의 노동자가 더 모여 운반이 수월해진 이야기. 유리가 그 와중에 노동자들에게 가차없이 운반을 지시했지만 의외로 묵묵히 다들 잘 따라줬던 이야기, 거기에 퀸비도 새벽부터 다들 깨워댄통에 햇살이 더울때 일을 시켜서 여정이 빨리 마무리 된 이야기 등. 이렇게 무리하는 바람에 콩키스타돌과 유리와 폼페이오는 많이 퍼져버렸기에 스프러스턱에 도착하면 충분히 쉴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실 이들이 축제용 포도주를 마실 수 있는 건 폭염으로 인해 포도농사 수확 시기가 앞당겨졌고, 포도주만큼은 대풍년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렇게 스프러스턱 도착전날 다들 풀어졌는지 가진 포도주를 풀어서 축제를 벌이는 것이다. 술자리가 한창일 때 분위기가 약간 싸해지는 이야기도 나온다. 임무를 주면서 그웬돌린은 폭염으로 일반적인 식량 수확에 대해 걱정을 했었다. 여분의 포도주로 과거 쥐들의 영역이었던 월넛픽 근방에 최근 다람쥐가 차지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는 말과 함께, 잔여 포도주를 이용해 교역을 시도하는 것까지 임무로 맞긴 것이다. 술의 여분은 충분하지만 다람쥐라는 야만적인 족속들과 교역을 한다는 것에 모두들 생각이 깊어진다. 다들 흥이 식었는지, 교역을 위해 술을 아껴야해서인지 술판은 곧 종료된다.

대부분의 쥐들이 자는 동안 콩키스타돌은 홀로 초번을 섰다. 주변을 돌아다니며 경계하는 것이다. 놀랍게도 술통을 지고 도망가는 다람쥐 3마리와 마주쳤다. 다람쥐는 쥐와는 비교적 친척에 가까운 종으로 언어가 통하는 편이다. 야만적이어서 쥐들을 잡아먹기도 할만큼 문명을 갖추지 못한 호전적인 짐승에 가깝다. 평소 콩키스타돌은 쥐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뛰어나며, 세상을 지배할 권리가 있다고 믿었다. 심지어 다른 동물들은 쥐를 위해 존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신념을 갖고 경비대원이 되어 쥐들을 보호했던 것이다. 그러나 막상 다람쥐가 3마리나 눈앞에 있자 오줌을 지린채 도망가고 싶어졌다. 쥐로서의 천성은 결코 맞서 싸워선 안된다고 외친다. 내면의 소리가 울려퍼지는 그 때, 콩키스타돌의 몸은 앞으로 달려가기 시작한다. 천성을 거부한채 신념을 향해 행동한것인지, 아니면 그의 또다른 본성이 발휘된 것인지는 모른다. 갈고리를 나뭇가지에 던져 걸친다음 매달려 반동으로 날라갔다. 밧줄을 타고 빠른 속도로 허공을 날아 다람쥐를 공격했다. 다람쥐는 고작 쥐 한마리지만 반격을 받고 깜짝 놀라 대응을 시도하려 한다. 사투끝에 다람쥐 둘은 도망갔고, 콩키스타돌은 1마리를 밧줄로 묶는다.


다음날 붙잡은 다람쥐를 두고 일행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답이 나오지 않아 포로로 붙잡은채 스프러스턱 안으로 들어갔다. 스프러스턱의 통치자는 이들을 반겼지만 이내 다람쥐를 보곤 놀란다. 다람쥐를 우리에 가둬넣기로하자, 아포포는 알리바바와 같이 짐을 나르는 일을 했다. 콩키스타돌, 유리, 폼페이오는 아포포의 명령으로 쉬라며 공관으로 안내받는다. 유리는 자신이 가진 피로회복제를 폼페이오에게 건네준다. 약을 마신 폼페이오는 기분좋게 잠이 든다.

하루가 지나고 퀸비는 아침부터 수감시설에 갇힌 다람쥐를 조사했다. 퀸비는 아는바는 부족하지만 몇몇 기록을 참고하는 등 나름 과학적인 조사를 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다람쥐가 의외로 살쪗다는 것이다. 오후에 퀸비는 다람쥐가 살쪘다는 말을 일행에게 하자, 폼페이오는 흥미를 표현했다. 그는 어제 약이 잘 들었는지 상쾌해 보인다. 폼페이오는 다람쥐를 심문하기 시작했다. 다람쥐는 너희같이 약한 놈의 물건은 뭐든지 우리의 것이니 네놈들의 어느것도 우리 다람쥐와 거래를 할 수 없을거라고 말한다. 오히려 나를 풀어주지 않으면 이 마을이 위험할거라며 협박한다. 다람쥐가 점거한 월넛픽 인근 호두나무 숲의 호두와 교역의 카드를 기대하고 심문한 폼페이오는 아쉬워한다. 이 와중에 퀸비는 스프러스턱이 보유한 기록을 참고하여 호두나무 숲이 지금 어마어마하게 번창한게 아닐까하는 가설을 세운다. 지난 3년 쥐들이 영역에서 뺏긴 뒤 호두나무 열매를 딱히 수확한 세력이 없었던데다가, 호두나무숲 부근 기후는 예년과 다름없이 더위가 덜했던 것이다. 다람쥐가 영역을 차지한지 얼마되지 않았고 너무 풍성한 호두에 이들은 식량걱정이 없으니 별식을 찾아 멀리까지 원정을 나올 여유가 있었다고 추리해낸다.

이런 이야기를 일행들에게 나누고 있던 사이 다람쥐에서 사절을 보냈다며 경비대원이 참가해줬으면 좋겠다고 통치자측이 사람을 보내왓다. 마을 안으로 다른 세력들을 들이는 건 별로 좋은 선택은 아니라고 어필하지만 과학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치가 있는 스프로스턱 통치자는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다람쥐 10마리가 안으로 들어와 협상같지 않은 협상을 통해 붙잡힌 다람쥐를 내놓으라고 협박한다. 서로 대화가 길어지자 간단한 음식이 나오며 좀 더 회담이 길어지게 된다. 이 때 유리는 슬쩍 자리를 비운다.

유리는 자리를 비워 포로 다람쥐에게 가고 있다. 지난 여름 블랙락에서 록헤이븐으로 돌아왔을 때 아포포가 새로운 가드 캡틴이 되기 어려울만큼의 여론이 형성되었다. 물론 그걸 주도한건 폼페이오의 스승 니클라스였고, 유리 본인도 니클라스가 여론이 형성될 시간을 벌기위해 일행의 복귀를 지체시켰던 것이다. 이후 니클라스와 비밀 만남을 가져 스스로 아포포를 함정에 빠뜨려 다시는 가드 캡틴이 되기 어렵게 하겠다고 했었다. 지금이 바로 아포포가 이끌고 있는 임무를 망칠 타이밍이다. 유리는 포로 다람쥐를 만나 조만간 풀려날테니 걱정하지 말라며 와인을 건네주고 같이 마신다. 다람쥐는 갑자기 똥을 뿌지직 싸더니 쓰려져 죽는다. 유리가 건네준 와인에는 독이 들어있었다. 누가 봐도 풍토병에 걸려 죽은것으로 보이는 완벽한 독살이다.

일단 회담은 결렬된채 다람쥐 사절은 마을밖으로 돌아간다. 다음날 이 시체를 발견한건 콩키스타돌과 폼페이오였다. 스프러스턱 통치자에게 알리자 당황스러워하는데, 아포포가 마을이 가지고 있는 과학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자고 제안한다. 사실 아침일찍 일어난 퀸비가 먼저 시체를 발견했고 아포포에게 의견을 물어봤던 것이다. 아포포는 내색하지 않다가 통치자를 설득했고, 다람쥐 사절단이 오자 매우 유감스러운 사태라며 스프러스턱 특유의 과학적 검증을 통해 사인을 밝혀내겠다고 한다. 다람쥐 사절단은 상당히 반발했지만 도시출신이지만 비교적 중립적인 경비대원이 부검을 하겠다고 하자 어느정도 고개를 끄덕인다. 몇몇 주요인물만 참가한 상태에서 유리의 주도아래 검시가 시작된다. 아포포를 비롯해 모두는 사인을 밝히려고 했지만 유리는 깔끔하게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는걸 증명한다. 하지만 그런것과 상관없이 다람쥐 사절단은 슬쩍 눈치를 보더니 난동을 피우며 쥐들을 닥치는대로 공격한다. 이미 다른 사절로 온 다람쥐도 마을 내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아포포는 수많은 쥐들을 지휘하여 다람쥐를 쫒아내는데 성곤하지만, 마을에서 유명한 식물학자 등 몇몇 쥐들의 희생까지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


이후 일행들은 사흘간 마을에서 다친사람을 돌보며, 복수하자는데 의견을 모은다. 처음에는 다섯 쥐끼리 의견을 모은것에 불과했으나, 며칠사이 폼페이오는 알리바바와 40인의 노동자 및 그동안 데려온 20인의 노동자, 거기에 마을 주민들 30인 등을 선동해 총 80마리의 쥐들로 군대를 구성한다. 여기에 퀸비는 일부 쥐들을 대상으로 입힐 나뭇잎 위장옷을 준비한다. 콩키스타돌은 과거 사냥경험을 토대로 Y자 나무창을 만들게 된다.

아포포는 출발하기전 모두를 대상으로 연설을 한다. 짧고 간결했지만 다람쥐를 상대로 무서움을 떨치고 싸우게 할 의지를 만들기엔 충만했다. 이렇게 아포포의 지휘아래 80여마리의 쥐들이 월넛픽쪽으로 다가가 20여마리의 다람쥐와 전쟁을 벌였다. 나무위에서 다음쥐들이 뛰어내리며 공세를 펼치려했지만 콩키스타돌이 준비한 Y자 창은 신장차이와 높이우위를 무력화시키며 다람쥐들을 상대하기에 매우 효과적이었다. 아포포는 이 무기를 전면배치하여 대형을 유지시키는데 주력하여 다람쥐를 수세로 몰아넣는데 성공한다. 이후 유리가 이끈 나뭇잎 위장옷 부대는 후방을 침투한다. 거기에는 다람쥐 추장의 아들 자무카가 가로막고 있었기에 더 전진은 하지 못한다. 하지만 포로로 잡았던 쥐가 말한적 있는 다람쥐 부족사이에서 가장 강력한 무사이자 지휘관으로 알려진 자무카를 전방이 아닌 후방에 묶어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유효했다. 이득고 아포포의 재차 공세 지휘에 다람쥐는 궁지에 몰린다. 결국 다람쥐는 마지막에 너죽고 나죽자식 돌파공격을 시도하지만 대형의 튼튼함에 아무런 사상자도 내지 못하자 항복을 선언한다. 이로인해 월넛픽과 스프러스턱 사이에 있던 숲에서 쥐들은 호두를 수확할 권리를 완전히 획득했다. 

전쟁에 참가한 80인의 노동자들이 다람쥐가 먹을 호두까지 완전히 싹쓸히 해버리면서 올해 겨울을 나기위한 쥐들의 식량문제는 많은 부분은 해결했다. 밧줄에 손이 묶인 20마리의 다람쥐들이 너무하다며 항변하려 했지만, 자무카가 지금은 닥치라고 한다. 어차피 이 숲을 떠나 경계너머 월넛픽 쪽으로 부락을 옮기면 걱정없다는 식으로 말한다. 경비대원은 이걸 지켜보더니 노동자들과 함께 마을로 향한다.​

 

  

To be continue

 

 

포로로 다람쥐를 묶는 과정에서 자무카를 묶던 유리는 비밀리에 속닥속닥였다. 자무카는 이내 알았다는 듯 뭔가 대화를 한다.